전통적인 위변조 방지 기술을 넘어 쉽게 위조할 수 없고,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차세대 위변조 방지 기술이 개발됐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정충환씨,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양영환씨 연구팀이 나노 구조체를 이용해 빛의 편광에 따라 풀 컬러 이미지를 암호화할 수 있는 가변형 디스플레이 소자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디바이스는 메타 표면이라고 불리는 머리카락보다 약 천 배 가까이 얇은 두께의 미세 구조로 제작됐다. 제작된 미세 구조체들은 매우 작은 픽셀 크기이기 때문에 높은 해상도(약 4만dpi)와 넓은 시야각을 갖는 동시에 얇은 두께로 제작돼 스티커 형태로도 제작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색상 발현에 집중했던 기존 연구와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들어온 빛의 편광에 따라서 '켜짐(ON)' 상태와 '꺼짐(OFF)'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 새로 개발된 디바이스는 '켜짐' 상태에서 풀 컬러 이미지를 보여주고, '꺼짐' 상태에서는 어떠한 이미지도 보여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이 디바이스는 서로 다른 이미지를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속된 3개의 나노 구조체를 배치함으로써 기존 연구보다 높은 색 재현율을 구현한다. 총 125종류 구조체를 적절하게 구성해 풀 컬러 그림을 암호화했고 편광에 따라서 완벽하게 꺼지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위변조 방지 장치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다. 그냥 보면 단순한 컬러 이미지이지만 특수한 필터를 사용할 경우 제조 번호가 보이도록 디자인된 보안 라벨로 제작할 수 있다. 고용량 데이터 보안 알고리즘을 삽입하면 전통적인 라벨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보안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노준석 교수는 “입사광의 편광 성분에 따라서 풀 컬러 이미지를 끄고 켤 수 있는 초고해상도 소자형 디스플레이”라며 “이러한 디스플레이는 여러 이미지를 동시에 저장할 수 있으며, 광학적 암호화 기술에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나노포토닉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