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줄줄이 커스터디 출사표…거래소와 합종연횡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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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에 맞춰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수탁) 서비스 확산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6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특금법이 본격 시행되는 9월부터 상품 출시나 세일즈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블록체인 업계와 잇따라 물밑 협상에 나서고 있다. 특히 디지털 자산 노하우를 쌓아 온 거래소가 주요 협의 대상이다. 거래소 입장에서도 전통 금융권과 협력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대외 신뢰도를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한 대형 거래소 관계자는 “시중 거의 모든 은행과 NDA(비밀유지계약)를 기반으로 커스터디 협력을 논의 중”이라며 “지분투자 또는 단순 제휴에 그칠 것인지 다각적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커스터디는 전통 금융권에서 금융기관이 고객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관리해주는 수탁 서비스를 의미한다. 당장 마진율이 높지 않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디지털 자산 거래규모가 지속 증가하는 만큼 박리다매를 노릴 수 있다. 금융사 수익성이 악화되는 예대마진을 대체할 새 먹거리로 부상 중이다. 향후 디지털 자산에 기반한 파생상품이 등장할 경우에도 커스터디 서비스가 필수로 여겨진다.

지난해부터 주요 대형 은행이 속속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미국 은행규제감독기관인 통화감독국(OCC)이 암호화폐를 디지털 자산으로 인정하고 미국 내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암호화폐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업화 준비가 본격화했다. 기획재정부가 세법개정안에서 오는 10월부터 암호화폐 거래로 250만원 이상 소득을 거둔 투자자에게 양도차익 20%를 부과키로 한 것도 암호화폐 사업 리스크 해소와 신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해외서 가상자산 기반 대체투자 상품 개발이 기관투자자의 새로운 관심 사안으로 떠오르자 국내에서도 이 분야 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기관투자자를 우선 목표로 삼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블록체인 기술기업 해치랩스와 손잡고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공동 설립했다. 이달 목표로 암호화폐 커스터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문건기 한국디지털에셋 대표는 “올 1분기 중 암호화폐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 분야에 관심을 보인 기관 고객 대상으로 먼저 서비스를 출시하고 보완작업을 거치면서 고객군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블록체인 기업 헥슬란트와 손잡고 암호화폐 커스터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오픈API 기반으로 커스터디 플랫폼을 개발하고 외부 가상자산사업자(VASP)와 협업하는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커스터디 전문기업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이 분야 진출을 알렸다. 추후 디지털자산 시장 확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동으로 기술 연구개발과 사업을 추진한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