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의 공존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일상과 산업에 가장 큰 변화를 만든 두 가지를 꼽으라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보인다.

지난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제기된 4차 산업혁명은 신기술 확산 속에 산업 대변혁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핵심 이슈로 작동했다. 이후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는 강제로 산업 전반에 걸쳐 파장을 일으켰다. 일상의 안전 위협을 넘어 산업계 전반에 큰 위기와 함께 한편으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데스크라인]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의 공존

사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4차 산업혁명은 잊힌 단어처럼 됐다. 생존과 안전이 우선인 상황에서 신기술이나 혁신 제품에 대한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는 절묘하게 공존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코로나19 시대에 4차 산업혁명은 더 큰 위세를 떨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시대에 4차 산업혁명의 위력은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지형은 비대면으로 변모했다. e커머스와 배달대행, 원격 의료·교육·모빌리티서비스까지 비대면 플랫폼 산업은 코로나19 시대에 폭풍 성장세다.

비대면 산업 성장에 필요한 핵심 기술은 4차 산업혁명 대표 키워드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의 활용은 코로나19 시대에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비대면 시대에 플랫폼 사업자는 정확한 고객 타깃을 위해 AI가 필요하다. 고객 정보 저장과 분석에는 빅데이터가 활용된다. 접촉을 회피하고 정보를 얻기 위한 센서와 IoT의 중요도도 높아졌다. 늘어난 배송과 물류에도 최적화 신기술은 필수다. 비대면 교육과 의료에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수요를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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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 디지털 데이터가 급증하는 가운데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었다. 메모리 반도체 고도화가 필요하다. 특화된 역할 수행에 도움을 줄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는 가운데 이를 생산할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은 사상 최대 호황을 예고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전과 같은 세상으로 회귀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새로움이 익숙해져 간다. 사람들은 좀 더 편리하고 빠른 서비스를 원한다. 원하지 않는 접촉을 줄인 서비스에 다수가 호감을 보였다.

코로나19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언택트 전환한 사업자가 많았다. 그러나 패러다임이 바뀐다. 비대면은 이제 보조재가 아니라 산업의 주류가 될 것이다.

앞으로 많은 부분이 비대면 사회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기존 접근 방식의 낮은 언택트 서비스로는 차별화가 없어질 것이다. 언택트 서비스도 더욱 독창적이어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시기가 임박했다.

[데스크라인]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의 공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누가 더 데이터를 많이 갖고, 똑똑하게 분석해서 고도화된 서비스를 만드느냐가 핵심이다. 비대면 사회에서 독창성을 갖기 위한 핵심 수단도 '4차산업혁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기업들이 혁신보다 안정을 우선시 했다. 공격적 투자보다는 위험 회피나 생존에 더 비중을 뒀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포스트코로나'든 '위드코로나'든 새로운 기술 중심사회로 진전은 빠르게 이뤄질 것이다.

코로나시대에 4차산업혁명 연계는 더 강력해야 한다. 단순히 생존이 목표가 아니다. 전쟁에서 영웅이 나온다. 격변기가 지나면 승자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져갈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