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거리로 계산하는 열차표 값, 소요시간도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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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철도 운임체계 개편 작업 착수
거리비례제, 시간 더 걸려도 운임 비슷
시간가치 고려해 적정 요금 산출 추진
일각선 “소비자 부담 가중 우려” 지적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국토교통부가 철도 운임 체계 개편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거리비례제 기반인 운임에 시간가치를 반영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적자가 지속되는 KTX 이외 열차 수익성 개선에 기여,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지 주목된다. 반대로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철도 운임체계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 연내 연구를 마치고 운임 개편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운임에 이용자 시간가치를 반영하는 방안을 도출한다. 현재는 시간가치가 반영되지 않아 적정 운임이 아니라는 전제다. 거리뿐 아니라 소요시간까지 고려해 운임을 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현재 철도 운임은 운행거리에 따라 운임에 올라가는 거리 비례제다. 열차는 노선-차량 조합에 따라 고속(300㎞/h 이상), 준고속(300~200㎞/h), 일반(200㎞/h 미만)으로 나뉘는데, 열차에 따른 임률(원/㎞)에 운행거리를 곱해 운임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거리 비례제에선 운행거리가 비슷하면 운행시간에 큰 차이가 있더라도 운임이 비슷하게 형성된다. 무궁화호·누리로 기준 서울~대전(166.3㎞)은 1시간59분, 정동진~봉화(162.7㎞)는 3시간6분이 소요되나 가격은 1만800원, 1만100원이다. 체감적으로 후자가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지만 운임엔 반영되지 않는다.

반대로 시간은 큰 차이가 없지만 열차급에 의해 운임 격차가 큰 구간도 존재한다. 서울~부산 구간은 무궁화호와 새마을호가 최소 39분 차이가 나지만 요금은 2만8600원과 4만2600원으로 새마을호가 48.9% 더 비싸다.

교통 편의를 위해 새로운 철도를 뚫을 경우에도 운행거리가 짧아져 기존 노선 대비 운임이 낮아져 문제다. 현행 철도 운임 체계가 일반열차 적자를 지속하는 동시에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꺾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속도, 거리, 대기시간, 연계교통체계, 환승, 편의성, 부가서비스 등을 모두 고려해 철도 운임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해외 각국의 철도 분류 체계와 운임 산정방법, 국내 항공·고속버스 등 주요 교통수단 분류체계와 운임·요금 산정 방법을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철도 운임에 시간가치를 반영하는 방안을 찾는다.

다만 일각에선 철도 운임을 개편할 경우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운임 개편 배경에 KTX를 제외한 열차 운영 적자가 있는 만큼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연내 연구용역 보고서를 받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도 “철도 운임 개편에 대해 방향이 정해진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