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기 보조금 40% 삭감…충전사업자 “제조업 병행 업체만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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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대당 최대 350만원→200만원으로 조정
사업자 자격 규정 강화하고 의무 운영기간 확충
무분별한 설치 방지 기대…부실공사 등 우려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환경부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 기준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체계를 전면 개편한 데 이어 충전기 보조금 정책도 대폭 조정했다. 최대 350만원의 완속충전기 보조금을 200만원으로 내려 2017년 보급사업 이후 처음으로 사업자 비용부담이 생기게 됐다.

지금까지 보조금이 충전서비스로 활용되기보다는 공사비 마진 챙기기로 전락했다는 정부 판단에서다. 새 정책이 무분별한 충전기 설치를 막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충전기 제조업을 병행하는 일부 충전사업자만 크게 유리해졌다는 지적이다.

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전기차 완속충전기(7㎾급) 보조금을 대당 최대 3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내리고, 충전 이용자 범위에 따라 구분했던 공용(350만원)·부분공용(300만원) 경계도 없앴다. 충전기 보급 물량도 완속충전기 8000기에서 6000기로 줄였고, 대신에 완속충전기보다 충전 속도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과금형 콘센트 충전기(2.6㎾) 2만4000대를 대당 50만원에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 보조금으로 설치, 운영 중인 광화문 KT 사옥의 전기차 충전소.
<정부 보조금으로 설치, 운영 중인 광화문 KT 사옥의 전기차 충전소.>

여기에 충전서비스 사업자 자격도 크게 강화했다. 사업자는 운영서버·홈페이지 등 자체 운영은 물론 서비스 전문성을 위해 해당 인력을 현재 3명에서 11명을 확보하도록 규정했다. 보조금으로 설치된 충전기 의무 운영 기간도 종전 2년에서, 5년으로 대폭 늘렸다. 이 기간 내 시설을 철거할 경우 보조금을 환수한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또 불법·편법 보조금 선점을 막기 위해 정부사칭 등 부정한 영업이 적발되면 사업자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충전서비스 확대를 위한 정부 보조금이 설치·공사비로 수익을 내는 데 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번에 개편한 정책은 보조금 사업자도 설치비를 분담하기 때문에 실제 운영이 필요한 곳에 충전기가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이번 정책 개편이 충전서비스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 평가와 충전기 제조와 충전사업을 병행하는 특정 업체에만 유리하게 됐다는 반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환경부 충전사업자 33개 중에 충전기 제조를 병행하는 기업은 3~4곳 정도다. 이들 모두 콘센트형 충전기도 확보해, 완속과 콘센트형 모든 충전기에서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


현재 완속충전기 당 제품가격은 80만~100만원 수준으로 공사비(90만~100만원), 외주영업비(20만~30만원)까지 합치면 최소 200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공사현장에 따라 한전불입금(50만원)과 운영서버·유지보수 등 각종 관리비까지 포함하면 자체 예산 투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투자 항목이 대부분 고정비라 충전기 제품 말고는 가격을 줄일 곳이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충전사업자 대부분이 충격에 빠진 상황 이라며 정부가 사전 예고 없이 제조업과 충전사업을 병행하는 업체 의견을 크게 반영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낮아진 보조금으로 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하기보다는 값싼 저질 충전기나 부실 공사로 부족한 자금을 채우려는 업체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환경부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 지급 기준(단위 만원)


충전기 보조금 40% 삭감…충전사업자 “제조업 병행 업체만 유리”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