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노래·연기 종횡무진 '경이로운 그녀' 김세정

김세정이 가요계에 이어 연기에서도 매력을 발산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최근 가수 겸 배우 김세정과 OCN 오리지널 '경이로운 소문' 종영기념 서면 인터뷰를 마련했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세정은 2016년 국민 걸그룹 I.O.I와 구구단으로 등장, 음악무대를 중심으로 연기·예능 등에 두각을 나타낸 다재다능 아티스트다. 지난해 첫 솔로앨범 '화분' 발표와 함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첫걸음을 뗀 데 이어 연말 '퇴마 히어로물' 장르 '경이로운 소문'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경이로운 소문' 속 김세정은 악귀 카운터 '도하나'역을 통해 2017년 '학교 2017', 2019년 '너의 노래를 들려줘' 등 이전 주연작이 지닌 청춘로맨스 캐릭터 인식을 넘어 새로운 반전 매력과 연기 성숙의 첫 단계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사진=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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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은 인터뷰에서 '경이로운 소문'으로 겪은 다양한 경험과 연기관 등 종영 소회를 표현함과 동시에 그룹 구구단 해체와 함께 맞이한 솔로로서 첫해 다짐을 이야기했다.

-'경이로운 소문'이 최근 종영됐다. 소감이 어떤가.

▲끝이 났는데도 이상하게 크게 슬프지 않았어요.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거라는 확신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꼭 시즌2가 아니더라도 카운터들 그리고 감독님과 인연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거니까요.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라는 가사처럼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아는 듯한 안녕이었어요.

-OCN 오리지널 최고 시청률 기록과 함께 장르물 입지를 마련했다는 평을 듣는다. '경이로운 소문' 주축으로서 감회는.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노력과 행복이 맞닿는 순간이 많지 않은데, 행복하게 노력한 만큼 결과까지 따라와 줘서 더 기분 좋게 임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욕심이 있다면 한동안은 이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사진=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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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소문' 속 도하나는 기존 작품과 다른 캐릭터였다.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사실 (도)하나는 겉으로만 센 척하는 여린 아이라는 매력을 지닌 캐릭터였어요. 마냥 어둡고 칙칙하게 보이고 싶지는 않았죠. 어두운 배경이 인물의 성격이 되면 그 어두움은 자연스럽게 표출되는데 그 자연스러움이 묻어났으면 했어요. 또 카운터즈(조병규, 염혜란, 유준상) 앞에서만 무너지는 감정을 드러내는 아이 같은 모습도 함께 보여줄 수 있었으면 했어요.

-'경이로운 소문' 명장면을 꼽자면.

▲스스로 연기한 장면을 뽑기에는 좀 그렇지만 (웃음) 아무래도 제가 연기했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8화 방영분) “언니가 미안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장면을 찍기 전 가족들과 동생이 죽는 가운데 오열하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 좋을 정도로 감정이 혼란스러웠어요.

사진=김세정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김세정 인스타그램 캡처

그래서인지 동생을 보자마자 리허설부터 눈물이 고이더라고요. 덕분에 원래 생각했던 스케치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감정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우리 하영이(아역 연기자 송지우)가 잘해준 덕분이겠지만요.

-'경이로운 소문' 연기로 들었던 평가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저만 알 거라 생각했던 도하나만의 포인트들을 시청자분들께서 같이 알아봐 주셨을 때가 가장 기억나요. 김세정만의 도하나가 아닌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도하나의 흐름으로 가고 있구나'라고 느꼈거든요. 대표적으로 극 중 하나는 늘 차가워 보이고 무심해 보여도 잘 때만큼은 핑크색 잠옷을 입고 자는데요. 나만의 귀여운 모습을 시청자분께서 같이 알아봐 주셔서 즐거웠어요. 그리고 손 모으는 버릇이나 뒷짐지는 버릇 등 사소한 것까지 캐치해주셔서 '하나를 유심히 바라봐 주셨구나'하고 느꼈어요.

사진=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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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날(하나는 사람을 날려의 줄임말), 액션 배우 등 수식어를 얻을 만큼 드라마 내내 엘리베이터 액션, 발차기 등 고난도 액션신이 많았다. 어땠나.

▲액션 장면이 있는 날은 사실 가장 설렜던 날이에요. 물론 대기도 길고 지치긴 하지만 꾸준한 연습과 차분함, 습득력으로 액션이 완성되는 게 재밌게 느껴졌거든요. 충분히 몸을 풀고 합을 안무 외우듯 외운 뒤 선생님 없이도 몸을 계속 움직여 봤어요. 그런 뒤에 촬영에 들어가면 차분히 풀어낼 수 있도록 더 속(감정)을 눌렀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끝이 나 있었어요. 점점 할 수 있는 동작이 늘어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아 액션 재밌다. 계속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도하나 캐릭터는 카리스마나 액션 매력도 있지만 내면의 슬픈 감정도 핵심이다. 감정선 몰입 이후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도 보이는데,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면.

▲그럴 때 조병규 배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 친구 연기를 보며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나 혼자만 슬픔을 느끼는 것이 연기가 아니기에, 장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그 신에 필요한 감정들을 잘 계산해서 보여드려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경이로운 소문'과 도하나 역이 김세정에게 남긴 것.

▲하나는 상처받기 싫어 기대하는 걸 멈춰버린 친구였어요. 사실 인간 김세정도 그랬던 시간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어느 순간부터 상처받기 전까지 기대와 꿈만 꾸고 있는 저를 봤고, 그런 나를 어떻게 다시 깨울 수 있을까, 깨어날 수 있는 걸까 고민하던 때에 이번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꿈꿔도 된다고 두려워 말라고 지금까지도 멈춘 게 아니라 계속 걷고 있었다고, 잘해왔고 잘할 거라고, 앞으로도 길고 힘들지라도 언젠간 이뤄질 거라고 깨달음을 줬어요. '경이로운 소문'은 하나도 세정이도 성장시켰어요.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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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2017'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 이어 세 번째 주연작이다. 각 작품을 거치면서 연기자로서 성장했다고 느끼는 포인트가 있다면.

▲제 이름이 아닌 캐릭터 이름으로 불러줄 때가 많은데, 그럴 때 '아 내가 지금 캐릭터로서 역할을 잘 해냈구나'하고 생각이 들어요. 기존까지는 역할로서 몰입도 있었지만 개인적인 경험이나 기억으로 감정을 연기하는 때도 제법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드라마만큼은 '도하나'에 몰입해서 연기했고, 그러다 보니 더욱 자연스럽기도 하고 다른 서사를 이야기할 때도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차기작 캐릭터 선정이 가능하다면 맡고 싶은 역할은.

▲좀 힘들겠지만 '1인 2역'에 도전하고 싶어요. 액션을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액션 연기에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이밖에도 저의 약간 능구렁이 같은 성격을 살릴 수 있는 역할이나 사기꾼 캐릭터 등 재밌게 풀어낼 수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공백이나 개인 활동이 있었지만 공식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첫 해다. 소회가 남다를 듯한데.

▲정말 잘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혼자 무대를 이끌어야 하니까요. 혼자지만 9명의 몫을 해내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꾸준히 노력하고 열심히 연습해 대중 앞에 서고 싶어요.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활동 계획은.

▲아마 다시 노래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연기로 달리고 노래로 쉬고, 노래로 달리고 연기로 쉬고. 일을 쉼으로 느낄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해요. 그래서 계속 달릴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