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판 커진 e커머스, 규제도 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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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소비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온라인 유통 플랫폼에 대한 규제도 급물살을 탔다. 가뜩이나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내몰린 e커머스 업계는 규제 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올해는 e커머스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고강도 규제 리스크가 함께 부각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행위에 대한 심사기준과 위반행위 예시를 담은 '온라인 쇼핑몰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 제정안을 2월부터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앞으로 온라인쇼핑몰이 소비자의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상품을 일방적으로 납품업체에 떠넘기면 법 위반이 된다. 지침 적용 대상은 직매입 등을 통해 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플랫폼 중개 사업자는 이 지침 대신 공정위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공정위가 마련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지난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은 국회통과만 남겨뒀다. 이견이 없는 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법안 역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들을 상대로 상품 또는 용역을 구입하도록 강제하거나 손해를 전가하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 과장금을 물리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을 향했던 규제 칼날을 온라인에도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올해 전자상거래법 개정도 추진한다. 디지털 시장에서 소비자 기만행위를 차단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SSG닷컴 등 e커머스 기업 전체가 규제 사정권이다.

여권도 e커머스 규제에 뛰어들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의민족·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 영업시간, 취급 품목 제한을 골자로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를 추진 중이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업자가 일정 권역에 물류창고를 설치해 판매 사업을 할 경우 해당 권역 동일 업종을 하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다. 여기에 정치권서 쟁점으로 떠오른 이익공유제 역시 첫 번째 대상으로 네이버와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거론된다는 점도 업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e커머스도 본격적인 규제 사정권에 들었다는 점에서 업계 긴장감이 높다. 특히 올해 합종연횡에 따른 시장 재편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규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은 외형은 급성장했지만 과열 경쟁에 따른 저마진 구조로 인해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됐다. 쿠팡은 여전히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며 SSG닷컴 등 다른 기업들 역시 당분간 흑자 전환은 어렵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며 GS그룹도 통합 쇼핑몰을 구축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롯데도 실기를 만회하기 위해 온라인 투자에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도 11번가와 손잡고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다.

업계는 온라인 플랫폼마저 규제에 매몰되면 비대면 일상화와 근거리 소비 확산에 맞춰 추진해온 미래 산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변화하는 유통 환경 속에 소비자 후생까지 고려한 균형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1%가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대한 영업규제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70.6%가 '소비자 편익 보호'를 꼽았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