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박성훈 오프널 대표 “국내 최초 BNPL 결제, 금융 관점 아니라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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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오프널 대표.
<박성훈 오프널 대표.>

“오프널은 국내에서 선구매 후지불(BNPL:Buy now, Pay later) 플랫폼을 가장 먼저 발굴해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금융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비즈니스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박성훈 오프널 대표가 지난 2019년 선보인 '소비의미학'은 신용 이력이 없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대학생·사회초년생도 할부 결제가 가능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돈 없다고 경험까지 잃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이와 같은 BNPL은 미국, 유럽, 호주에서는 이미 크게 확산하고 있다. '페이팔 마피아'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어펌이 대표적 BNPL 기업이다.

소비의미학을 이용하면 구입 시점에 상품가 절반, 다음 달에 나머지 절반을 결제하면 된다. '에어팟' '아이패드' 등 젊은 세대들에게 필수품이지만 일시불로 사기엔 부담이 큰 제품의 구매 비중이 높다. 이용자 재이용률이 45~50%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소비의미학 월평균 성장률은 30%에 육박한다.

1980~2000년대 초 출생한 이들을 일컫는 MZ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소비에 대해 거침이 없는 편이라고 평가받는다. 명품 매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거래액의 절반에 육박하며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가 세대 전반에 퍼져 있다. 박성훈 대표는 이들 소비자가 겪는 문제와 경험, 성향에 주목해 BNPL 비즈니스를 구상했다. 만약 자금 조달금리 등 금융 관점에서 접근했다면 애초에 사업을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박 대표는 “지금 MZ세대는 취업난, 폭등하는 부동산 등 부모 세대에 비해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살고 있다는 관념이 있다”며 “그 요소들을 풀어가는 방식 중 하나가 '소비의미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할부나 P2P 대출에 비해 BNPL이 긍정적인 부분도 많다. 신용카드 할부는 이달 결제액 합계와 남은 한도에 대해 체감하기 어려워 과소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P2P 대출은 현금 자체를 빌려주기 때문에 대출자가 도박 등에 돈을 탕진하더라도 통제하기 어렵다. 반면에 BNPL은 대출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용처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이용자는 자기 소비 계획을 명확하게 세울 수 있고 오프널은 이용자 소비 성향과 신용 데이터를 촘촘하게 쌓을 수 있다.

박 대표는 “P2P 업체들이 자체 대출 데이터를 통해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대출 기반으로는 신용도 정확성에 한계가 있다”며 “이용자가 채무를 전액 상환한 다음에는 새로운 대출 이전까지 갱신된 데이터를 얻을 수 없고, 다시 대출이 발생하는 경우도 빈도가 상당히 낮다”고 설명했다.

오프널은 궁극적으로 소비의미학에 누적된 MZ세대의 소비 데이터가 제조·커머스 기업들에 핵심 정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상품의 구매자와 실제 이용자가 거의 일치하는 데다, BNPL을 통해 세대별 구매 욕구에 대한 지표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제조사·유통사 입장에서는 아직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예비 소비자를 5~10년 더 빨리 충성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커머스 회사들이 소비의미학에 더 많이 입점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