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용의 디지털 창(昌)]<2>디지털 AI 전환 방아쇠, AI 바우처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지난달 온라인으로 개최된 '다보스 어젠다 위크'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 비대면화, 친환경화 등의 가속화가 전망됐다. 제조업의 경우 인공지능(AI), 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대폭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국내 제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이 1990년대 9.0%에서 2010년대 3.5%로 중장기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은 우리 경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내 기업에서 AI를 도입한 기업은 3.6%이고, 그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은 8% 수준이다.

투자 비용 부담, AI 전문기업 정보 부족, AI 도입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등 이유로 중소기업이 AI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기업 수의 99%, 매출액의 48.5%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디지털 AI로의 전환은 정부 차원에서도 고민해야 하는 과제다.

해외 주요 국가 역시 중소기업의 AI 도입을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독일은 중소기업의 AI 도입 지원을 위해 '미텔슈탄트 4.0 역량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5월 기준, 전국에 26개 센터를 두고 기업이 혁신하고자 하는 문제를 파악해 AI 솔루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AI 실천 스쿨'을 통해 기업이 요구하고 있는 문제를 문제중심학습(PBL) 방식으로 정의하고 해당 지역 대학과 AI 전문 기업이 협력, 문제 해결을 위한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디지털 뉴딜 일환으로 전 산업에 걸쳐 AI 융합을 촉진하는 한편 중소기업이 좀 더 쉽게 AI를 도입하도록 'AI 바우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AI 전문 기업이 수요 기업과 함께 AI 도입 효과가 큰 문제를 사전에 정의해서 AI 솔루션 제공 방식으로 추진되고, 정부는 바우처로 비용을 지원하는 체계다. 지난해의 경우 제조·유통·의료 등 분야 총 225개 과제 지원에 810개 과제가 응모, 디지털 AI 전환에 대한 중소기업의 관심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처음 추진된 사업임에도 수요 기업은 AI 적용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 향상뿐만 아니라 사업 모델을 혁신할 수 있는 기회도 찾았다. AI 전문 기업은 AI 솔루션 확보 사업 레퍼런스를 실제로 확보할 수 있었다는 긍정 평가가 나온다. AI 도입 효과가 높은 산업 현장의 수요를 사전에 발굴해서 사업에 반영한 결과로, AI를 적용한 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AI 전문 기업 역량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 가능성을 보였다.

AI 바우처 사업이 가능성에 그치지 않고 우리 경제의 디지털 전환 성공을 위한 방아쇠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정부와 공공은 산업계와 협력해 AI 도입 목적에 따른 효과를 분석하고 산업 파급효과가 높은 분야를 선별,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와 융합해 미래 시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조·에너지·의료와 같은 분야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리에 추진하기 위해서는 혁신 성과가 큰 문제를 사전에 선별, 평가해야 한다.

둘째 AI 전문 기업과 수요 기업은 문제 정의, AI 도입 효과 분석, 학습데이터 수집 등에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AI 전문 기업은 AI 도입 목적에 따른 경제 효과를 분석하고 수요 기업은 목적에 맞는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요 기업은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고, AI 전문 기업은 사업 레퍼런스를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디지털의 AI 전환 시기는 더욱 앞당겨졌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디지털 AI 전환 결과가 곧 국가 경쟁력 성적표로 나타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보스 어젠다 위크' 특별연설에서 한국판 뉴딜을 언급하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지속 성장을 강조했고, 글로벌 리더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끌어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디지털 AI 전환에 국가 경제 명운이 달려 있다. AI 바우처 사업이 국가 경제 전반에 AI를 속도감 있게 확산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아쇠로 작용할 수 있는 투자 전략과 고민이 필요하다.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cykim@nip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