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퀘스트2로 게임 해보니… 사놓고 '존버'해도 좋을 입문형 기기

오큘러스퀘스트2로 게임 해보니… 사놓고 '존버'해도 좋을 입문형 기기

최근 국내 판매를 시작한 가상현실(VR) 헤드셋 '오큘러스퀘스트2'. 기기를 이용해 20여 일간 다양한 게임을 해보니 VR 게임 허들이 낮아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2015년 이후 기대만 키우던 VR게임 보급, 대중화가 기대될 수준이다.

오큘러스퀘스트2 최대 장점은 '가격'과 '무선'이다. 64기가바이트 모델 가격은 41만4000원이다. 256기가바이트 모델은 399달러다. 기존 PC기반 VR 하드웨어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하고 고사양 컴퓨터를 요구하는 것에 비하면 진입 장벽이 낮다. '경험 삼아 한 번 해볼까'라며 접근하는 사용자에겐 입문급으로 충분한 금액이다.

무선으로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경험은 쾌적하다. 전작보다 가벼워진 무게도 좋다. 오큘러스퀘스트2 무게는 전작보다 10% 감소한 503g이다. 컨트롤러는 조금 더 인체공학적으로 변경됐다.

오큘러스퀘스트2로 게임 해보니… 사놓고 '존버'해도 좋을 입문형 기기

가격이 떨어져 마감이 좀 아쉽지만 높아진 해상도가 아쉬운 마음을 상쇄한다. 전작 2x1440x1600 72Hz OLED 펜타일에서 2x1834x1920 60/72/90Hz 패스트스위치 LCD로 디스플레이가 변경됐다. 처음에 사용하면 '좋아진 건가' 싶지만 오큘러스퀘스트2를 사용하다 기존 오큘러스퀘스트를 착용하면 확실하게 느껴진다.

오큘러스퀘스트2는 6DoF를 지원한다. 3차원에서 X,y,z 축 이동과 z축 회전 6개 자유도를 가진다. 피칭, 요잉, 롤링 카메라 회전과 이동이 가능해 게임을 즐기기 부족함이 없다. 글자를 읽기 위해 목을 뻗거나 뒤를 돌아보거나 오브젝트에 눈을 가까이 댈수 있는 등 거의 모든 시각 행위가 가능하다.

VR 기기 밴치마킹 레퍼런스로 자리 잡은 '비트세이버' 등은 단독구동으로 쾌적하게 돌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성능을 가졌다. 무선인데다 단독으로 구동할 수 있어 어디서든 와이파이만 터진다면 게임이 가능하다. 주위와의 충돌(?)만 조심하면 된다. 전용 컨트롤러의 조작감도 쾌적한 편이다.

오큘러스퀘스트2로 게임 해보니… 사놓고 '존버'해도 좋을 입문형 기기

오큘러스퀘스트2 장점 중 하나는 고사양 게임도 저렴한 가격에 유무선으로 컴퓨터에 연결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좋은 무선 공유기와 버추얼데스크탑을 사용하면 '하프라이프:알릭스' 같은 고사양 게임도 저렴한 가격으로 구동할 수 있다. 링크로 유선 연결하면 무선의 자유로움은 사라지지만 상대적으로 쾌적한 전송속도를 경험할 수 있다.

안경을 쓰는 이용자 배려가 부족한 점, 배터리 러닝타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 서구형 두상에 맞춰 제작된 기기라 추가 악세사리 구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빼면 VR 경험을 하기 위한 게이머에게 만족스러운 입문형 구성이다.

오큘러스퀘스트2로 게임 해보니… 사놓고 '존버'해도 좋을 입문형 기기

게임업계는 '캐주얼→미드코어→하드코어' 순으로 발전하는 기존 플랫폼의 게임장르를 학습해 VR콘텐츠를 처음부터 압축해 선보였다. 하지만 VR 하드웨어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성장이 정체됐다.

오큘러스퀘스트2는 무선, 가벼움, 저렴함을 무기로 VR게임 업계에서 오매불망 기다리던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게이머 입맛에 맞는 게임 선택폭이 넓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오큘러스퀘스트2 출시를 기점으로 '스타워즈:테일즈 프롬 더 갤럭시 엣지'를 비롯해 '쥬라기 공원:애프터매스' '메달 오브 아너:어보브 앤 비욘드' '워해머 40K: 배틀시스터' '미스트' '어쌔신크리드' 등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VR게임이 줄줄이 나올 예정이다.

게이머라면 사놓고 '존버'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