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공정위, 온라인플랫폼법 갈등 장기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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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방통위, 각각 규제법 추진
여당 지도부, 조율 시도했지만 무산
기업 의견수렴-실태조사 등 연구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구글과 애플 등 온라인플랫폼 불공정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각각 규제법을 추진하며 갈등을 빚는 가운데, 여당 지도부가 두 차례 조율을 시도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온라인플랫폼법을 둘러싼 정부부처 간, 국회 상임위원회 간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유동수 수석부의장 주재로 민주당 과방위·정무위 전문위원, 방통위·공정위 사무처장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온라인 플랫폼 관련법 조율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회의는 법률안 조정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의원 참여 없이 실무진 위주로 진행됐다. 민주당이 조율한 일부 조정안이 제시됐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방통위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발의한 '온라인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과한 법률'은 거대 플랫폼 검색 알고리즘 조작, 특정 앱마켓 이용과 수수료 강요 행위, 이용자 이익저해 행위 등을 규제하는 내용이다.

공정위가 발의한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온라인플랫폼 입점업체를 상대로 갑질 등 불공정 행위를 할 경우에 최대 10억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하고 투명한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2개 법률안은 플랫폼 기업 공정거래 등 의무를 공통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방통위와 공정위, 과방위와 정무위는 규제 권한 등을 두고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당·정 차원 의원단 회의와 실무진 회의 등 두 차례 회의에도 조율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부처 간·상임위 간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회와 정부 일각에서는 온라인플랫폼 규제 논의가 부처 간 주도권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부처 간 갈등에 무리하게 법률안을 추진하기보다 이해당사자인 플랫폼 기업과 이용자 의견을 보다 면밀하게 수렴해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부 차원 온라인플랫폼 기업과 이용자에 대한 의견수렴과 더불어, 실태조사, 경쟁상황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기업과 이용자 의견 수렴은 물론이고 야당까지 참여하는 국회 차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아이디어도 제기된다. 2007년 IPTV 도입을 둘러싸고 옛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 간,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 간 이견이 발생했다. 정부는 국무조정실 산하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융추위)에서 IPTV법을 논의했지만 결론 내지 못했다.

이후 국회는 IPTV법 논의를 위한 방송통신특별위원회를 구성, 여야 의원 19명과 정부 부처가 1년여간 여야에서 발의한 7개 법안을 조율·논의해 IPTV를 효과적으로 탄생시키는 산파 역할을 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온라인플랫폼 규제 권한을 두고 2개 부처 모두 차기정부 거버넌스 개편을 염두에 두고 성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갈등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국민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