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 연내 전기차 충전 서비스 진출

충전소 위치·충전기 사용상태 등
실시간 정보부터 과금결제 제공
카카오 택시와 유사한 모델 예상
中企 중심 시장 대기업 종속 우려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기차 충전시장에 진출한다.

실시간 정보 제공과 편리한 결제시스템 등을 결합한 플랫폼 경쟁력으로 '카카오택시'와 유사한 사업 모델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중소기업 위주의 국내 충전서비스 시장이 카카오 플랫폼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단독]카카오, 연내 전기차 충전 서비스 진출

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안에 카카오 브랜드의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오픈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부터 관련 업계의 충전 분야 인력을 영입해 해당 조직을 꾸렸고, 현재 기존 충전사업자 대상으로 시스템 제공 등 영업 제안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비스 핵심은 카카오맵 기반으로 전국 충전소 위치와 실시간 충전기 사용 상태 등 정보를 제공하고, 카카오페이를 활용한 과금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충전사업자들은 내비게이션 연동 없이 일반 맵만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 중소기업이어서 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시간 충전소 사용 여부나 위치 안내 등을 완벽하게 서비스하는데 한계가 있다.

여기에 또 충전시설 이용에 필요한 사용자 인증·과금 기능 역시 업체별로 완벽한 로밍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전기차 운전자가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이다.

그러나 카카오 전기차 충전서비스는 이 같은 불편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카카오는 먼저 기존 충전사업자들의 충전 인프라를 플랫폼에 연동하는 형태로 사업을 시작하지만 기존 충전사업자를 인수하는 등 직접 인프라를 소유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충전 시장 진출 소식에 기존 충전업계는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의 시장 참여로 자신들의 시장이 잠식당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충전사업자들은 과금·서비스 수익 등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국내 충전사업자 대부분이 정부 보조금을 따내기 위한 설치 사업에만 치중하면서 서비스 고도화에 신경 쓰지 못한 것이 현재의 상황을 낳았다”고 업계의 고질병을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객은 카카오 충전서비스가 시작되면 서비스 품질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겠지만 중·장기로 플랫폼 독점으로 인한 요금 인상 등 부작용도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최근 기아와 전기택시 보급 활성화를 위한 충전안내 등 모빌리티 서비스 제휴를 맺고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세부 계획은 아직 나온 게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월 기아의 전기차 기술·인프라와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을 접목해 전기차 대중화를 실현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