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거리. '홍대' 말고 '잠실' 어때? 전시 'STREET NOISE'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스트릿 노이즈(STREET NOISE)' 전시가 롯데월드타워 몰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어떠한 콘셉트의 전시일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공간적인 부분에서나 위치적인 부분에서 전시의 스타일을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전시에 대한 상세 안내 페이지의 내용을 아무리 읽어보아도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단순한 그라피티 전시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여타의 상업 전시들이 대중적인 주제나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과는 다르게 소수의 마니아 층을 겨냥한 듯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듯하여 더욱 그러했다.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위치, 공간, 콘셉트, 작품, 전시의 주제 등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이 전시는 직접 눈으로 보아야 되겠다는 생각에 오픈 일이었던 지난 1월 26일 서둘러 전시장을 찾았다. 드넓은 롯데월드타워 몰에서 여러 차례 길을 잃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터라 명확하게 안내되어 있지 않은 전시장을 찾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했더니 오픈 시간보다 이르게 전시장 입구에 도착했다.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STREET NOISE' 전시장은 한눈에도 주변 매장들과 다르게 눈에 띄는 입구를 자랑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전시장의 첫 입구는 전시공간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고 관련된 굿즈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쇼핑공간으로 들어서는 통로가 된다. 보통의 전시들이 전시공간에 먼저 들어서서 관람을 마치고 나와 마주하는 아트샵을 마련해 두고는 하는데 'STREET NOISE' 전시는 관련된 쇼핑을 먼저 할 수 있는 공간을 두었다.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해당 구역을 아트샵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느낌이 드는데 전시공간과 비등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고 상품들을 구입하는 상점이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였다. 중앙에 커다랗게 스케이트보드 구조물이 있고 구석구석 스케이트보드가 비치되어 있기도 하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전시 스태프들이 인라인스케이트나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고객들을 응대하는 시스템을 가져가고자 했었다고 한다. 상품들을 진열하고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객들에게 나름의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요즘 시국에는 적합하지 못하다는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관련 상품들을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을 지나서야 전시장으로 입장할 수 있는 두 번째 게이트를 만날 수 있다. 쇼핑공간은 누구나 입장이 가능한 무료 공간이었지만 전시장은 유료로 관람을 해야 한다. 독특한 점은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제작된 스티커 굿즈를 구입하는 것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PVC 파우치 안에 여섯 종의 스티커와 입장 패스가 들어 있다. 핸드폰이나 노트북에 붙여 꾸밀 수 있는 스티커는 전시 관람을 인증하는 일종의 기념품이 되어주는 셈이다.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장 내부에 들어서면 낯익은 팝아트들과 그라피티 작품들이 대형 사이즈로 전시되어 있어 그 크기에 압도된다. 쿵쿵 거리는 비트의 음악이 공간을 메우고 아치형 다리를 형상화한 구조물에 형형색색의 영상물이 생동감 있는 연출을 해준다.

전시장 전체가 뻥 뚫린 하나의 커다란 공간이라 기존에 섹션 별로 분류되어 있는 전시와는 차별되어 보인다. 원래는 전시공간의 중앙에 무대를 만들고 시간에 따라 힙합 등의 공연을 진행하고자 하였다고도 한다. 역시나 현재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 무산되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시장의 분위기나 울려 퍼지는 강한 비트의 음악 때문에 요즘은 갈 수 없는 '클럽'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매우 사적인 취향이기는 하나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땀 냄새가 나는 클럽보다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한산한 클럽을 좋아했기에 'STREET NOISE' 전시장이 더욱 마음에 들었는지 모른다.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STREET NOISE' 전경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 주최사인 (주)브랜드아키텍츠의 임준영 대표는 전시 관람 및 쇼핑이 가능한 'P/O/S/T'라는 공간이 MZ 세대에게 새로운 문화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유기적인 예술복합문화공간으로 시대에 걸맞은 오프라인 공간이 되고자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얼핏 뉴욕의 뒷골목이나 홍대 놀이터가 떠오르는 전시 'STREET NOISE'는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새로운 젊음의 거리가 되어주지 않을까 한다. 쾌적한 실내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자 하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이 전시를 추천해 본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