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회계 장부로 박찬구 회장 압박할 듯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왼쪽),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 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왼쪽),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 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

금호석유화학그룹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박철완 상무 측이 회계 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통해 박찬구 회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회계 파악으로 현재 경영진들의 부조리 등을 짚어내 무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상무 측이 최근 금호리조트 인수 등 재무 및 투자 등에 문제를 제기한 만큼 이런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박 상무 측은 이번 주 초 법원에 회계 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그룹 이사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주주제안 등을 관철할 최후 수단이기 때문이다. 앞서 박 상무 측은 본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과 일부 사외이사 교체, 배당 확대 등을 주주 제안한 바 있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촉발한 측에서 주주 명부 및 회계 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다. 박 상무 측은 앞서 주주 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에서 받아들였다. 남은 절차는 회계 장부 열람 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 금호석유화학그룹과 판박이인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때도 강성부 펀드 측은 한진칼을 대상으로 회계 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회계 장부는 날짜별 수입 및 지출 내역 등을 포함한다. 이를 살펴보면 금호석유화학 지출 내역을 파악할 수 있고, 재무상 문제점을 짚어낼 수 있다. 박 상무 측으로서는 이를 문제 삼아 박찬구 회장 측을 압박하고, 향후 소액주주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

박 상무 측은 이 같은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달 23일 별도 입장문에서 금호석유화학의 금호리조트 인수 반대를 분명히 했다. 기존 사업들과 연관성이 없을뿐더러 부채비율만 400%에 이르는 금호리조트 인수는 금호석유화학그룹 가치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재무상 불필요한 지출로 보고, 문제 삼은 것이다.

다만 박 상무 측은 이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다.

박 상무 측 관계자는 “(회계 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 등에 대해) 아직 정확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