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환경책임자에게 CEO 권한 부여"…LGD, 4대 안전대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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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안전환경책임자 'CSEO' 선임
공장 가동중단 명령 등 파격 권한
종합 개선책 마련에 현장 근로자 참여

LG디스플레이가 안전 문제와 관련해 작업 중지 및 공장 가동 중단을 명령할 수 있는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를 선임한다. 지난 1월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사고를 계기로 사업장 전반의 안전 관리 수준을 혁신하기 위한 파격 조치다. 최고경영자(CEO) 수준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CSEO를 통해 안전사고를 근절하겠다는 각오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LG디스플레이는 2일 사업장 안전사고 근절을 목표로 하는 '4대 안전관리 혁신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전 사업장 정밀 안전진단 △주요 위험작업 내재화 △안전 환경 전문인력 육성 및 협력사 지원 강화 △안전조직 권한과 역량 강화가 골자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즉각 고강도 안전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진단은 기존과 달리 시간과 재원에 제약을 두지 않는다. 사업장 전 영역의 안전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종합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전문기관뿐 아니라 현장 최일선에 있는 근로자들도 함께 참여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특히 이번에 CSEO를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CSEO는 필요 시 관련 작업 중지나 생산 시설 가동 중지 등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안전과 관련해서는 CEO 수준의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디스플레이는 산업의 특성상 가동 연속성이 중요하다. 라인이 멈추게 되면 재가동 및 제품 출하까지 상당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그럼에도 LG디스플레이가 CSEO에 CEO에 버금가는 권한을 보장하는 건 그 만큼 사업장 내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경기 파주 사업장 P8 공장에서 배관 연결 작업 중 암모늄 계열 유해 화학물질인 '수산화 테트라메틸 암모늄(TWAH)'이 누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협력업체 2명 등 직원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사고 직후 사과문을 내고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재발방지대책 등 제반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후속 조치 이행과 개선에 관심이 쏠린다.

LG디스플레이는 주요 위험작업의 내재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외주에 맡기던 업무를 내부에서 직접 담당하거나 관리하는 체제 등을 구축하고, LG디스플레이 사업장뿐 아니라 협력사도 안전 시설과 안전 관리 인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기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마련한 4대 대책을 신속하게 실행하고, 올 하반기 내 추진 경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그 어떤 경영성과도 결코 생명과 안전을 소홀히 할 만큼 중요하지 않다”며 “자사와 협력사 직원의 생명·안전을 경영활동의 필수 전제이자 최우선 과제로 삼고 안전관리 수준의 근본 혁신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