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AMOLED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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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AMOLED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AL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의 기준은 선명성이다. 낮은 소비 전력으로 완벽한 명암비와 선명한 색감, 나아가 끌림이 없는 동영상 등 표시 품질에 대한 소비자 요구는 무한하다. 최근 들어 다양한 디자인 차별성까지 더해지면서 디스플레이 진화는 예측보다 더 가속되고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반도체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가 디스플레이 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대한민국 기술 경쟁력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 혁신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중국 등 후발 주자들의 거센 추격에 대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디스플레이 기술은 앞선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에 맞게 최적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반도체 기술이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도입되지 않은 반도체 핵심 기술의 하나인 원자층증착법(ALD)을 통해 새로운 기술 혁신이 가능할지 생각해 보기로 한다.

ALD는 플라스마화학기상증착법(PECVD)이나 물리기상증착법(PVD) 등과 함께 대표 성막 기술의 하나다. 용어 정의대로 ALD는 얇고 단단한 박막을 성막(증착)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다양한 디스플레이 공정 기술에 필요하다.

ALD 기술은 가장 먼저 플렉시블 AMOLED를 위한 보호막으로 사용하는 것이 검토됐다. ALD 특성상 얇고 단단한 박막은 보호막에 최적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줄어드는 화소의 면적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로도 제안됐다. D램처럼 고유전체 물질을 사용하면 면적이 줄어도 충전 용량 유지가 가능해 고해상도 구현이 용이해진다. 세 번째로 중요하게 논의되는 분야는 금속산화물반도체 성막용이다. 금속산화물 반도체는 다소 높은 전하 이동도와 낮은 누설 전류로, 새로운 박막트랜지스터(TFT)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ALD는 각 금속 성분과 산소 비율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 차세대 고이동도 고신뢰성 금속산화물 성막에 적용할 수 있다. 이상의 모든 것은 기존 성막 방법으로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만들 수 있는 것과 잘 만드는 것은 너무나 다른 이야기다. 아주 잘 만드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경쟁력 지표라 할 수 있다.

장점과 용도가 많은 ALD를 디스플레이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ALD 장점을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ALD는 성막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대면적을 구현하려면 새로운 장비 기술도 뒷받침돼야 한다. 대면적 고진공 기술과 고밀도 플라스마 기술 등이 상용화하면서 장비 관련 문제는 해결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성막 두께는 부담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기능 매엽식 장비가 제안되고 있다. 예를 들면 100나노미터(㎚) 절연막이 필요할 때 ALD는 10㎚ 양질의 박막을 형성하고 나머지 90㎚를 PECVD로 빠르게 성막하면 공정 시간의 증가를 줄이면서 원하는 특성을 얻을 수 있다. 다기능 매엽식 ALD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ALD뿐만 아니라 PECVD나 PVD에 대한 장비 개발 능력도 있어야 한다. 디스플레이에서 사용되는 PECVD와 PVD는 주로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기업에서 공급하고 있다. 반면에 디스플레이용 ALD는 국내 업체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수년 동안의 개발을 통해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몇몇 전문 기업이 기술 경쟁력 강화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ALD가 실제 산업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장비에 PECVD와 PVD가 합쳐져 시너지를 내야 한다. ALD의 요소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시스템통합(AI) 관점에서 개발돼야 한다.

ALD 기술의 시장 활용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산업 경쟁력은 이제부터다. 새로운 개념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개선을 이루려는 전략과 완전히 다른 개념을 통해 혁신을 일구려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어느 방법이 옳은지 결론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기술 우위 지속이 필요한 기업, 단계를 뛰어넘는 기술 진보가 필요한 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기술은 늘 매력을 끈다. 혁신 동력 측면에서 ALD는 눈여겨볼 만한 기술이다.

문국철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초빙교수 gairgear@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