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ICT강국에 공매도는 여전히 '손'으로…전산시스템 의무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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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매도 때 보유여부 확인 못해
전산화땐 시장 공정성·투명성 확보
금융당국, 세밀한 대응책 마련해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는 5월 3일부터 대형주 공매도가 재개된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는 시스템 없이 여전히 '수기(손)' 형태로 이뤄진다.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파는 '무차입 공매도'로 적발된 사례들 대다수는 '착오로 발생한 주문실수'다. 전산시스템 미비가 불법 공매도를 만든 것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매도 거래시 전산체계를 구축하면 현재보다 훨씬 투명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더 이상 '공갈매도'가 생기지 않는다”며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주식 매도를 했을 때 실제 주식이 있는지 확인을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증권사가 공매도를 처리할 때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반드시 이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화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로 주식을 빌리지 말고, 시스템에서 투명하게 처리하라는 내용이다.

그는 “국내에서 공매도 규제를 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난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세계 어디를 가도 공매도와 관련된 규제가 있다. 로컬 규제는 모두 있는 것이고, 시장은 로컬 룰을 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투자자의 의무다.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돼야 시장이 성장한다”며 “지금 공매도는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정보의 비대칭성,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가 횡행된다고 보면 되는데, 그대로 두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는게 아니고 우리 투자자들이 떠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금융당국 태도다. 불법 공매도가 논란이 되자 한국예탁결제원은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공매도 주식을 빌릴 때, 정보를 보관하는 역할만 한다. 또 공매도 거래의 6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당장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없다.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박용진 의원 "ICT강국에 공매도는 여전히 '손'으로…전산시스템 의무화 시급"

박 의원은 예탁원 시스템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예탁원 시스템은 그 시점에 대차거래를 맺었을때 주식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주는 것”이라며 “공매도 주문시 고의든 실수든 '공갈 매도'를 칠 때 생기는 문제점과는 무관하다. 예탁원 시스템이 전자시스템인 것처럼 말하고, 공매도를 걸러낸다는 것은 틀린 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예탁원 시스템은 지금처럼 하되 5년 동안 계약 체결 수기 내역을 보관하라는 것”이라며 “그러면 또다시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 일이 벌어지고 나서 처벌했다고 한들 공매도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의원이 공매도 관련 질의를 하자 “공매도 그만 종결했으면 좋겠다. 너무 불필요하고, 시간 낭비다”라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예탁원 시스템 부족을 지적한 것에 그렇게 (위원장이) 말한 것이 황당하다”며 “금융당국은 공매도와 관련해 완벽하게 준비됐다고 말할 때가 아니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촘촘하게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매도는 국제시장에서도 적용되는 투자기법으로 제대로 작동된다는 전제하에 제도를 폐지하자는 것은 과도하다. 하지만 불법 공매도로 피해보는 것은 최소화 시켜야 한다”며 “5월 이후 재개를 두고 개인 투자자들은 또 상황이 재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회에서 공매도 전산시스템 의무화법이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