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정부는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 활성화와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을 위해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을 추진했다. 해당 사업은 중소기업이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으로 기업당 최대 400만원(자부담 10%)까지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추경을 통한 작년 사업예산 2880억원(자부담 포함 총 3200억원)으로 8만개 수요기업을 지원했다. 그 결과 최종으로 10만1146개 수요기업이 신청해 비대면 및 디지털 전환으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야별로는 재택근무가 80.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에듀테크(8.7%)와 네트워크·보안솔루션(5.0%)이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이를 대처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 바우처 사업은 계속된다. 올해는 2월 16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으며 예산은 2160억원으로 6만개 중소기업에 영상회의, 재택근무, 네트워크·보안 솔루션, 에듀테크, 돌봄서비스 등 6개 분야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기업당 최대 400만원(자부담 10% 포함)까지 지원된다.
지원대상은 세금체납과 유흥업종 등 지원제외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모든 중소기업으로, 신규기업의 비대면 업무환경 전환 촉진 등을 고려해 지난해 선정된 기업은 신청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비대면 서비스 지원 필요성이 높은 장애인기업, 여성기업은 지난해에 선정이 됐더라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수요기업의 전체 바우처(400만원) 결제 기한이 기존 8개월에서 90일로 단축되며, 60일 이내 1회 이상 바우처 결제가 없는 기업은 선정이 취소되는 것이다. 또 바우처 한도인 400만원 내에서 한 개 공급기업 서비스 상품 결제한도는 200만원으로 제한된다. 최소 두 개 이상 공급기업 상품을 이용토록 해 특정 서비스 분야로 쏠림현상을 최소화하고 다수 공급기업의 판로개척 기회를 확대한 것이다.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24일 공급기업 281개사를 추가 선정해 수요기업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혔다. 선정평가는 우수기업 선별과 선정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발표평가까지 진행했는데 어떤 기업들이 선정됐는지 주요 부문별로 알아보자.
◇비대면 업무 전제조건 '영상회의'
영상업무는 비대면 모든 업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55개 기업이 선정된 것에 이어 올해는 17개 기업이 선정됐다.
케이에듀텍은 다양한 운용체계(OS) 및 브라우저를 지원하는 브이미팅(Vmeeting)을 제공하고 있다. 브이미팅은 실시간 양방향 온라인 영상회의 및 교육 솔루션으로 기본 온프라미스 서버 형태로 구축되고 필요 시 클라우드 형태로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통합인증(SSO:Single Sign-on) 연동으로 회원가입 없이 로그인이 가능하고 수백 개 동시 세션 및 세션당 수백명 참여가 가능하다. 또 미팅 녹화 및 유튜브 등 스트리밍 기능을 제공하며 화면공유 기능과 문서 공유, 판서 기능 등 영상회의 솔루션으로서 필요한 기능을 두루 갖췄다. 포스텍(포항공과대) 온라인 수업과 한국뇌연구원 등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타이거컴퍼니, 아인스에스엔씨 '씽크와이즈'(ThinkWise) 프로젝트를 진행 예정이다.
나라소프트는 교육형 영상회의 솔루션인 '스마트캠퍼스'를 제공한다. 스마트캠퍼스는 임대나 서비스 형태가 아닌 솔루션 소유권을 양도해 기업이 입맛에 맞게 수정해 사용할 수 있다. 서버는 나라소프트 서버를 사용할 수도 있고 기업 내 자체 서버를 이용할 수도 있다. 2인부터 최대 52인까지 구성할 수 있는 양방향 영상회의 기능과 화면공유 위주로 강사 1인이 수십~수백명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거나 음성토론을 할 수 있는 영상강의 기능이 있다. 또 학술 세미나, 기업행사, 강의실 녹화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송강의 기능도 포함돼 있다. 전자칠판 기능, 문자채팅 기능, 동영상 공유 및 공중판서 기능 및 문제은행을 통한 평가기능 등 비대면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기능이 포함돼 있다. 나라소프트 관계자는 “일반기업 사내교육과 교육기업 영상수업, 금융기업과 의료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용 솔루션으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집에서도 업무를 완벽하게 '재택근무'
비대면 협업 솔루션으로 가장 크게 각광 받고 있는 재택근무 분야는 지난해 42.5%에 이어 올해(39.7%)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이든 업무를 정상적으로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반영됐다.
한글과컴퓨터는 언제 어디서나 문서를 작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구독형 생산성 소프트웨어 서비스인 '한컴스페이스'를 제공한다. 한컴스페이스를 구독하면 한컴오피스와 이지포토, 한컴스페이스(스토리지) 등 한글과컴퓨터의 최신 생산성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작성한 문서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언제든지 사용, 편집할 수 있으며 다양한 클라우드 스토리지들을 한컴스페이스에 연결해 외부 스토리지 파일도 관리하고 편집할 수 있다.
한컴스페이스에서 제공하는 한컴오피스를 이용하면 워드프로세서 '한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와 호환되는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들은 웹 브라우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동 편집이 가능해 비대면 협업을 가능케 한다. 포토숍 파일과 호환되는 사진 편집기 이지포토와 파일 관리 및 동기화 기능을 제공하는 '스토리지'도 이용할 수 있으며 조직관리와 라이선스 관리, 고객 시스템과 연동하는 기업용 서비스 기능도 제공한다.
한국정보인증은 종이계약이 아닌 전자계약이 가능한 '싸인오케이'(signOK) 솔루션을 제공한다. 싸인오케이가 제공하는 전자계약은 별도 구축 없이 PC 또는 모바일로 당사자가 5분 이내에 계약을 할 수 있다. 전자계약은 전자서명법 제3조1항 및 2항과 전자문서법 제4조 1항에 근거, 법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싸인오케이를 이용하면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지 않고 비대면으로 계약을 진행할 수 있어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 증가, 시간 절약 효과를 볼 수 있고 종이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오염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싸인오케이는 로그기록과 시점확인 인증(TSA), AATL(Adobe Approved Trust List)를 통해 문서 위변조 방지와 서명에 대한 유효성 검증이 가능하다. 또 ISO27001 및 ISMS 인증 획득과 지속 갱신을 통해 표준화된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정보인증 관계자는 “기존 종이계약 대신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비대면 전자계약으로 한국판 뉴딜이 실현가능한 서비스”라면서 “근로계약, 개인정보활용동의서, 하도급 계약, 대리점 계약, 렌털 계약, 신청서 등 다양한 문서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육도 비대면으로 '에듀테크'
에듀테크는 올해 재택근무 다음으로 높은 비중(38.0%)을 차지했다. 수요기업이 영상회의나 재택근무 등 업무 비대면·디지털 전환은 물론 임직원 지식 교육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필요성을 느끼면서 크게 확대됐다.
인플루엔셜이 운영하는 지식 콘텐츠 플랫폼 '윌라'는 모바일 앱을 통해 오디오북과 클래스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윌라 기업간거래(B2B) 멤버십은 전문서, 문학, 자기계발, 매거진 등 다양한 장르 도서를 전문 성우 낭독으로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과 명사특강, 지식교양, 어학, 트렌드 등 다채로운 지식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클래스'까지 모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고용인 5인 이상 사업장에 연간 필수인 개인정보 보호교육이나 성희롱 예방교육 등 법정의무 교육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업장 실용성도 갖췄다.
문태진 인플루엔셜 대표는 “윌라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자기계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임직원들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는 서비스”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중소 기업이 부담 없이 윌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에듀템은 1대1 원어민 전화·영상 영어와 중국어 교육을 서비스한다. 수업방식, 과정, 횟수 등 학습자 수준을 고려하여 커리큘럼을 설계해 현지 원어민 선생님과 1대1 회화 수업이 가능하다. 수업 스타일, 시간, 과정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맞춤 커리큘럼과 검증된 전문교재 기반 정규과정, 알림, 실시간 문의, 온라인 수업관리 등 학습 지원을 제공한다. 에듀템 측은 “임직원 모두가 외국어학습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고, 특히 외국어교육 학원을 다닐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비대면 바우처 플랫폼을 활용하면 정부지침을 준수하면서 안전하게 외국어 학습을 실시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을 통해 공급기업은 판로를 개척하고 수요기업은 부족했던 비대면 솔루션을 부담 없이 도입할 기회를 얻었다.
김주화 중기부 비대면경제 과장은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은 코로나에 대응해 중소기업 비대면 업무환경 구축을 지원하고 공급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신속하게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사업 성과 제고를 위해 수요기업 선별 지원과 서비스 품질 관리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이호 넥스트데일리 기자 dlghcap@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