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탄소중립 사회에서 신재생 에너지는 그린 모빌리티와 함께 한다

우상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우상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기후변화라는 말을 들으면 아마도 대부분 독자들은 조그만 얼음 위에 서 있는 북극곰을 상상할 것이다. 기후변화는 최근에 기후위기라는 말로 대체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 속에 있으며 이런 위기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온실가스에 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이산화탄소의 '지구온난화지수'는 1로, 기후위기에 기여하는 정도는 제일 낮지만 가장 많은 양이 방출되기 때문에 전체 영향력은 제일 크다. 휘발유나 경유를 주입해 운전하는 내연기관 운송차량의 탄소 배출량이 47% 정도를 차지한다. 공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이 23%라는 점에서 볼 때 이는 굉장히 높은 수치다.

이런 이유로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세계 200여개 국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취하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입법을 통해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노르웨이는 2025년,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2035년과 2040년에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지한다.

수소전기차는 친환경차의 여러 가지 옵션 중 한 가지다. 전기차에 비해 장거리 운전, 짧은 충전시간, 고연비, 대형차 적용 가능성 등 장점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으며,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서도 친환경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엔진이자 소형발전기 역할을 하는 양이온교환막 수소연료전지(PEMFC)는 수소가스와 산소의 반응을 통해 최종적으로 깨끗한 물, 전기, 열만 발생시킨다.

PEMFC 개발은 우주선과 자동차 역사와 함께한다. 1839년 영국의 윌리엄 R. 그로브에 의해 처음으로 고안된 후 다양한 변화를 거쳐 개발된 PEMFC는 1950년대 후반에 시작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미니 우주비행을 위한 전력으로 사용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 주요 성능이 향상되면서 NASA 우주정거장과 화성 우주 프로그램에서 PEMFC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 1958년 처음으로 PEMFC를 탑재해 내연기관차를 개조한 곳은 미국 GE였고, 이후 1994년에 독일 다임러가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인 'NECAR1'을 개발했다.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 르노도 PEMFC 개발에 성공했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자동차에 적용하지 않았다.

최근 한국과 일본은 수소전기차를 상용화하기 위해서 대량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대중화하고 있다. 2013년에 현대차가 대량 생산 시스템으로 투싼 IX를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2015년, 2017년, 2018년에는 각각 토요타, 혼다, 현대차가 미라이, 클래리티, 넥소를 대량 생산했다. 르노는 2019년에 캉구 ZE 하이드로젠과 마스터 ZE 하이드로젠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다임러 트럭, 닛산, BMW, 아우디, GM과 같은 제조업체도 최근에 양산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토요타, GM, 인텔리전트 에너지, 밸러드, 에어버스는 승용차 개발을 넘어서 중장비, 잠수정, 군용차량, 소형발전기, 오토바이, 드론, 민항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차량을 연구개발(R&D)하는 일은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수소에너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가 개발되고 운송차량에 적용돼 전 세계에서 파리기후협약의 목표, 즉 탄소중립이 실현되기를 희망한다.

우상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shwoo@kier.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