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알못' AI 스피커, 이용자 늘었지만 만족도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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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이용자가 소폭 늘었지만, 만족도는 낮아졌다. 음성명령 인식 등 기본 성능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용도는 날씨 검색이나 음악 듣기에 편중됐다. 기능과 서비스 발전이 소비자 기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4일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하반기 조사에서 AI 스피커 이용 현황과 모델별 만족도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05년부터 이동통신 사용 행태 전반에 대해 매년 2회(회당 표본규모 약 4만명) 조사하고 있다.

AI 스피커 이용 현황. /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AI 스피커 이용 현황. /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AI 스피커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25%로 4명 중 1명꼴이다. 전년 상반기(19%)보다 6%포인트(p) 증가했다. 쓰임새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만족률은 낮아지고 있다.

용도(복수 응답)는 날씨와 미세먼지 검색이 52%로 가장 많았다. 음악검색과 재생이 46%, TV 제어가 43%였다. 리모컨 찾기와 VOD 검색은 각각 20%를 차지했다. 가정 내 전자기기와 연결해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사물인터넷(IoT) 제어 기능은 7%에 불과했다.

AI 스피커에 대한 종합 만족률은 42%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디자인(51%), 크기(51%), 음질(49%)에 대한 만족률은 50% 내외였다. 명령어 반응속도(39%)와 명령어 정확하게 수행(33%), 명령어 지원 및 수행 기능 많음(32%) 등의 핵심 기능은 30%대에 그쳤다. 부수적 특성보다 본원적 기능에 대한 만족률이 더 낮았다.

만족률은 계속 하락세다. 2019년 상반기 47%에서 2019년 하반기와 2020년 상반기는 각각 44%로, 지난해 하반기엔 42%까지 하락했다. 성능과 기능 개선이 소비자 눈높이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불만족 이유 대다수는 '말알못'(말을 알아듣지 못함)이었다. 음성명령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가 47%로 절반에 가까웠고, 자연스러운 대화가 안 돼서 33%, 외부 소음을 음성명령으로 오인해서 31%, 이용 가능한 기능이 제한적이어서 31% 등이다. 특히 음성명령 인식과 제한된 기능에 대한 불만이 컸다.

AI 스피커 세부 항목 만조도와 불만족 이유. /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AI 스피커 세부 항목 만조도와 불만족 이유. /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전반적 만족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브랜드는 SK텔레콤 누구였다. 세부 모델별로 누구 캔들, 누구 일반형이 각각 53%(매우 만족+약간 만족)로 가장 높았다. 기가지니 버디와 구글홈은 각각 51%를 기록했다. 카카오미니, 기가지니 미니는 각각 49%였다. 기가지니 LTE 46%, 클로바 클락+ 43% 등 모두 8개 모델은 평균치(42%)를 상회했다.

이용 빈도별로는 거의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이 36%, 주 3~4회 이용이 14%였다. 전체 절반(50%)이 매주 3회 이상 AI 스피커를 이용하고 있었다. 2년 전 53%보다 하락했다. 이용 빈도가 높은 모델은 클로바 클락+로 주3회 이상 이용하는 비율이 71%에 달했다. 이어 기가지니2(67%), Btv AI2(62%), 기가지니1(54%), 카카오 미니(54%), Btv 누구(52%), 구글 홈(50%)까지 7개 모델만 평균치를 상회했다. 이 가운데 클로바 클락+와 구글 홈, 카카오 미니를 제외한 4개 모델은 모두 셋톱박스형이다.

낮은 만족도는 보급과 판매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직접 구입(통신사 통한 가입 포함) 비중은 2019년 상반기 69%에서 작년 하반기 60%로 줄었다. 반면 경품과 사은품, 선물로 받았다는 응답은 31%에서 40%로 늘었다. 많은 이용자가 휴대폰이나 인터넷, IPTV 가입 때 무료나 염가로 제공하는 기기를 받아 음악이나 날씨, 알람 기능 정도를 호기심에 사용해 보는 데 그치고 있는 셈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여러 통신사와 플랫폼 사업자들이 AI 스피커를 가정 내 IoT 핵심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나 고객 만족도는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이 되는 음성인식 관련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기능에 소비자 인정을 받지 못하면 미래가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