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빅테크 vs 은행 vs 카드...'플랫폼 금융' 놓고 성역없는 생존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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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급결제사업자 도입에 따른 기대효과 (자료=금융위원회)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도입에 따른 기대효과 (자료=금융위원회)>

종합지급결제사업자(이하 종지업자) 자격에 카드사 등 전통금융이 포함되면 빅테크는 물론 소매금융을 놓고 한 판 격돌이 예상된다. 종지업자는 준 은행, 준 신용카드사로 불린다. 범위는 제한되지만 기존 금융사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돼 지금까지 사용자가 주거래 은행이나 채널 중심으로 금융서비스를 선택하던 것에서 '주거래 플랫폼'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플랫폼 금융 시대가 열리게 된다.

종지업은 비금융회사인 전자금융업자도 계좌 기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계좌 기반 서비스가 있다. 예치금 계좌 기반 서비스는 기존 은행 핵심 업무로 고객 예탁금을 운용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종지업자는 지급결제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는 '지급계좌(Payment accout)'를 발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에 수수료 등을 제공하지 않고도 다양한 연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수익을 높일 수 있다.

종지업자는 지급결제 계좌 기반으로 신용카드사처럼 직불, 선불, 후불 등 지급수단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려면 내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를 연계해야 하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이 종지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네이버가 직접 발급한 지급결제 계좌에서 바로 대금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내 지급결제 계좌에 잔액이 부족한 경우 일정 한도 내에서 네이버가 대신 결제금을 선지급하는 여신 기능도 제공한다.

종지업자로 인가받으면 은행·카드사 등에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 없이 직접 자사 지급결제 계좌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종지업자는 수익을 높일 수 있고 사용자는 더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누릴 여지가 생긴다.

이처럼 종지업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주거래 은행과 카드를 선택할 필요없이 내가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에서 핵심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환경을 조성한다. 개인의 금융생활 주 무대가 기존 금융사가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금융을 넘어선 다양한 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신용카드 업계는 종지업 진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결제 매체를 다양화하고 기존에 부족했던 자산관리 기능을 추가해야 새로운 금융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데 종지업자 인가를 받으면 이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종지업자 인가는 그동안 은행 중심이었던 금융권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카드사가 지급계좌를 직접 개설할 수 있게 돼 은행의 소매금융 기능과도 경쟁할 수 있어 빅테크뿐만 아니라 은행과 카드사간 생존경쟁도 벌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종지업자 인가를 놓고 규제 수위가 기존 금융사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추후 시행령에서 이를 어떻게 규정할지 지켜봐야 한다. 종지업자가 준 은행, 준 카드사 기능을 할 수 있기에 기존 은행·카드사가 받고 있는 내부통제기준 등과 유사한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