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급결제업 개화...빅테크 vs 전통금융 공과금 시장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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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비, 도시가스, 휴대폰 요금, 전기요금, 4대보험, 임대료 등 수조원의 국가 공과금 납부 시장을 두고 빅테크 기업과 전통 금융사가 격돌한다. 올해 '종합지급결제업'과 '마이데이터' 산업 개화를 앞두고 공과금 시장은 빅테크의 고객 유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대 황금시장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공과금 시장은 카드·은행사 등 기존 금융사가 할인, 캐시백 등 혜택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벌이면서 독점해 왔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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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이 아파트 주택 관리비 내역 데이터를 활용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스마트폰 촬영으로 쉽게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수년간 제공해 왔다. 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획득하면서 수집할 수 있는 공과금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30일 “아파트 관리비 세부 내역 등을 활용해 재해석하면 상당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공과금 관련 특화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도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에서 지로 공과금 납부 시 정보 입력 없이 촬영만으로 납부가 가능한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공과금 자동이체 신청을 하면 다양한 캐시백 이벤트를 제공한다. 대형 은행이 공과금 시장에 공을 들이는 데에는 소비자를 묶어 두는 록인(Lock-in)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공과금 시장이 확대되자 기존 금융사들은 할인, 캐시백 등 혜택을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였다.

'종합지급결제업'을 두고 빅테크 기업이 공과금 시장에 맞불을 놓았다. 종합지급결제업은 은행에만 허용된 계좌 발급이 비은행 결제사업자에도 허용된 사업 인허가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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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발급이 가능한 만큼 빅테크 기업은 공과금 납부 시장을 선점해 초석을 다진 후 고객을 유치하고 다양한 서비스로 유인하는 전략을 취하겠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공과금 납부뿐만 아니라 급여 이체, 카드 대금, 보험료 납부 등 계좌 기반 서비스를 일괄 제공할 수 있다. 고객이 은행 계좌를 이용하지 않아도 은행 수준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종합지급결제업의 최소 자본금은 200억원이다. 네이버, 카카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빅테크가 사업자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네이버·카카오·비바리퍼블리카 등은 행정안전부와 생활밀착형 행정정보를 메신저로 알리고 공과금 납부부터 건강검진, 운전면허 갱신, 교통과태료 납부 등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국민비서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공과금 납부에 자사만의 서비스를 입혀 전통금융과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 마이데이터 기반 이종 사업자들도 공과금 결제 알림 서비스 제공을 통해 가계부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생활 금융 분야인 공과금 납부 월 시장 규모는 10조원이 훌쩍 넘는다”면서 “테크핀과 기존 금융사 간 본격적인 플랫폼 경쟁을 앞두고 공과금 납부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꼭 확보해야 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