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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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에너지전환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4년 25.8% 수준으로 상향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단지 조성이 가능하며, 화석연료 대체에너지원으로서의 저력을 해외 시장을 통해 이미 입증한 풍력발전의 역할이 필요하다.

함봉균 산업에너지부 기자.
<함봉균 산업에너지부 기자.>

우리나라는 20여년 전부터 풍력 산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자, 풍력터빈과 주요 부품 등 다양한 기술 개발에 힘썼다. 그러나 현재 국내 풍력 산업은 해외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초라한 수준이다. 지멘스나 GE 등 글로벌 업체와 견줄 만한 곳은 고사하고 겨우 풍력발전기 생산업체 4곳만 살아남았을 뿐이다.

10년 전에 시작된 서남해 해상풍력 시범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국내 풍력발전기 제조사와 관련 부품 기업이 지금보다는 더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당시 정부는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통해 실증을 지원하고자 했으나 개발 과정에서 경제적 논리가 앞서 풍력발전기 제조사에 성능 보장을 요구하는 등 문제가 불거졌고, 기업들이 대거 사업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풍력 산업, 특히 해상풍력 도약을 위해서는 기업이 투자를 두려워하지 않을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와 기업의 투자를 통해 제품을 개발했으면 즉시 설치하고 가동하며, 예기치 못한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개선해 가면서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이 만든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고 실증할 수 있는 무대가 다수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세계 1위 해상풍력 개발기업으로 성장한 덴마크 공기업 오스테드 사례처럼 해상풍력발전 개발을 뚝심 있게 주도할 수 있는 디벨로퍼(발전사업 개발업체)로 '한국전력공사'를 등판시키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 대내외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해상풍력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그런 기업이나 기관 참여가 시급하다.

풍력업계는 수많은 산업 활성화 저해 요소와 싸우고 있다. 주로 각 부처 간 개별 목표의 상충으로 인한 인허가 관련 문제다. 풍력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산업부는 물론 환경부, 산림청, 해양수산부, 국방부 등 여러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인허가를 획득해야 한다. 하지만 관계 부처와 조직의 목표가 상이해 풍력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어려움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풍력 보급 확산에 대한 통일된 목표를 공격적으로 확정·이행할 수 있도록 더 상위의 '컨트롤타워'를 구성해서 각 부처의 개별 이익에 우선해 공유·실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처별 혹은 지자체에 다른 재생에너지원과 별개로 풍력 보급 할당량을 부여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사업적 측면에서 풍력 사업은 전기사업허가를 받기 전 1년 동안 풍황 계측이 의무화돼 있는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 이전의 선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의 불확실성으로 투자 위축이 발생하고 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원별 의무비율 할당제와 정산체계를 도입해 타 에너지원의 영향을 약화시키고 REC 가격 예측 가능성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발전단지 인근 주민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컨센서스도 마련해야 한다. 사전 인허가 단계에서 주민설명회 개최 및 주민 동의서 제출은 물론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과 체계적인 수용성 향상을 위한 홍보·교육·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풍력발전단지 조성이 직간접적으로 지역주민에게 혜택이 주어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글로벌 풍력 시장이 개화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한 번 넘어졌을 뿐이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정부와 풍력업계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을 때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