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모바일 빠진 LG, 미래 먹거리는 '전장사업'

26년 만에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것은 전장(VS)사업이다. LG전자는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생활가전 사업 투자 규모와 비슷한 4조원 이상을 자동차 부품 사업에 투자했다.

LG전자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LG전자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LG전자 자동차 전장사업 투자 규모는 2017년 5878억원, 2018년 1조7189억원, 2019년 6293억원, 2020년 4721억원, 2021년 6138억원(예정)으로 최근 5년간 총 4조219억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5000억 이상을 전장사업에 집중 투자했다.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한 2018년 투자 규모가 가장 컸다. LG전자 전장사업 투자 규모는 자사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H&A)사업부 투자(4조2660억원)와 맞먹는다. LG전자 5년 누적 투자가 4조원을 넘는 사업은 H&A사업부와 VS사업부 두 곳에 불과하다.

지난달 LG전자 VS사업 합작사 '알루토'가 출범한 데 이어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사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도 하반기 출범을 앞뒀다. LG전자 전장사업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2013년 LG전자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회사 V-ENS 인수를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V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전장사업을 본격화했다. VS사업부는 초기 수익원 발굴과 시설 투자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올해 자동차 전동화 수요 급증에 따라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2024년까지 매출이 매년 15% 이상 늘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와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시스템까지 전장사업 삼각편대 체제를 완성하면서 올해를 종합 전장 기업으로 거듭나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인포테인먼트 사업은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의 합작사 '알루토',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은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사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시스템 사업은 2018년 LG전자가 인수한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 기업 'ZKW'가 맡는다.

LG전자는 전장사업 성장 전략 일환으로 자율주행차 분야에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과 '5G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에 착수하면서 전기차 시장은 물론 자율주행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5G 커넥티드카 플랫폼은 자동차와 인근 기지국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기술로,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핵심으로 손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이 전기차 배터리부터 자동차 부품, 소프트웨어까지 망라하게 되면서 미래차 시대에 전장사업의 선두기업으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