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시장에게 바란다

4·7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국 선거 연승행진이 막을 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의 경우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 데다 정부 여당에 서울시민이 등을 돌린 결과다. 부산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카드까지 제시했으나 돌아선 민심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특히 서울 시민들은 부동산 가격 폭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에 회초리를 들었다.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 구민들은 공시지가 및 부동산 세금 인상에 투표로 저항했다. 이번 선거는 여당의 부동산 정책과 공정성 논란에 민심이 이반한 결과다. 서울·부산시장의 성 비위 논란으로 선거가 시작됐으나 이에 대한 반성과 자구책 마련에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 대선으로 불린 서울시장 선거가 끝났다. 올 1월부터 본격 시작된 레이스가 마침표를 찍었다. 많은 후보가 선거 기간 서울시 발전 공약을 발표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서울 발전을 위한 청사진이었다. 가장 뜨거웠던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2030 청년세대와 공공보육 정책이 눈에 띄었다. 디지털 부시장, 미래부시장 등 첨단 서울을 책임질 직제 개편도 논의됐다.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오 당선인은 앞으로 1년여간 서울시 행정을 이끌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비상 시국에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우선 수많은 자영업자와 중소상인들이 생존할 수 있는 묘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 구청장들과 대화와 협의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 현재 서울시 25개 구청 중 더불어민주당이 24곳을 차지하고 있다. 시의회 상황도 비슷하다. 강남과 강북 균형 발전에도 힘써야 한다.

오세훈 당선인은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아시아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고 유니콘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용산전자상가를 벤처창업 공간으로 조성하고 문래 철공거리를 3D프린팅 기술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 당선인이 서울 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선보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