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재보선]국민의힘, 대선 전초전 압승...대권 잠룡 희비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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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대선 전초전으로도 불린다. 선거가 끝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정치권도 선거 이후 본격적인 대선모드로 들어섰다.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정권심판'을 부르짖은 오세훈, 박형준 후보가 당선되면서 대권 잠룡들 희비도 엇갈렸다.

이번 선거결과에서 가장 타격이 큰 대권 후보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다. 대권을 위해 시한부 당 대표를 마친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4·7 재보궐선거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까지 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유권자 반응은 싸늘했다.

차기 지도자 적합도 설문에선 계속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28%로 경쟁자들에 3배 가까이 앞서가던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은 1년가량 지난 4월 현재 7%로 4분의 1토막(한국갤럽 기준)이 났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4ㆍ7 재보궐선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4ㆍ7 재보궐선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반면에 같은 당 이재명 경기지사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주류인 '친문'의 견제를 받고 있는 비주류이지만, 지난해 1월 3%의 지지율을 4월 현재 23%까지 끌어올리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한 기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 내 주류와 대립각을 세운 탓에 부동산 등 여권 실정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했지만, 이재명 경기지사 위상에는 큰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여당 관계자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청와대나 국회 등 중앙정치에서 벗어나 있어 책임론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선 정세균 국무총리도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변수로 떠올랐다. 정 총리는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부 장관, 국회의장 등을 거치면서 당 내 기반이 튼튼한데다, 경제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광재 의원 등 친문 주자들 행보도 관심이다. 다만 이들은 보궐선거 패배에 따라 정부 실정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차기 대선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거취도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공직을 떠나자 10%에 머물렀던 지지율이 24%까지 뛰어올랐다. 4월 현재 23%로 이재명 경기지사와 공동 1위다. 아직 공식적으로 정치 입문, 대권 도전 의사는 밝히지 않은 상태지만, 이번 선거 이후 본격적인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야가 아닌 제3지대를 구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완승을 거두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서울과 부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윤 전 총장 거취에도 고심이 깊어졌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과 야권 단일화를 한 뒤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동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으로 정치역량을 발휘 중인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도 대권 잠룡 후보로 거론된다. 보궐선거가 끝나면서 여권발, 야권발 정계개편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운명도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