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박형준 당선, 민심은 변화를 택했다

오세훈·박형준 당선, 민심은 변화를 택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박형준 후보가 차기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여야가 정권 재창출과 정권 심판으로 경쟁했던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심은 정권 심판에 표를 던졌다. 2016년 총선부터 지난해 총선까지 5년간 연패 늪에 빠졌던 국민의힘은 이번 승리로 정국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7일 오후 11시 기준 55.93% 득표율(개표율 18.99%)을 기록해 당선이 확실시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1.10% 득표율을 기록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박형준 후보가 63.05% 득표율(개표율 50.44%)로, 34.21% 득표율을 기록한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제치며 당선됐다.

오세훈 당선인은 “서울시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개표 결과를)조금 더 지켜보겠지만, 기대감 가지고 지켜볼 수 있도록 성원해 준 유권자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형준 당선인은 “여러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의 마음을 섬기는 시정으로 보답하겠다”며 “우리가 독선에 빠지며 그 심판이 우리를 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부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의 파동을 시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변수는 없었다. 여론 조사 내내 열세를 보였던 민주당은 최종 결과에서도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3%P 차이로 박빙 승부를 예상했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두자릿수 이상 큰 차이를 보인 여권의 압승이었다.

양당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투표가 종료되고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오세훈, 박형준 후보 승리로 발표되자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졌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했다. 출구 결과 발표에 침묵이 흘렀고, 직후 지도부가 자리를 떠났다.

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승부수를 띄우며 공을 들였던 부산시장 선거에선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하는 선언이 나왔다. 김영춘 후보는 “민심의 큰 파도 앞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저와 민주당은 앞으로도 부산의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재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박영선 후보도 “회초리를 들어주신 시민 여러분에게 겸허한 마음”이라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가겠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정치권은 이번 선거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전임 시장들의 성비위 문제와 계속되는 부동산 실정이 결국 민심의 회초리로 돌아왔다는 평가다. 반면 국민의힘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정부 여당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이 있었던 만큼 겸손함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여권에 180개의 국회의원 의석을 몰아주었던 민심이 불과 1년 만에 완전히 돌아섰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야권에 힘을 실어준 이번 표심도 언제든지 다시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을 정치권에 경고한 셈이다.

네거티브 공세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오세훈 당선인의 내곡동 땅 셀프보상 의혹과 박영선 후보의 도쿄 아파트 논란이 선거기간 내내 제기됐지만 전체 판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의혹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부동산 시장 혼란과 LH 신도시 땅투기 의혹으로 돌아선 민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0대 표심도 변수로 작용했다. 이번 선거에서 20대는 국민의힘에 표를 몰아주며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다. 앞서 여론조사에서도 20·30대 청년들은 야권에 지지를 표시했다. 선거유세전에서도 20대 청년들이 릴레이 유세전에 직접 나서는 등 과거와는 달리 정치의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세대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이번 승리로 중도보수로서 다시 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일정으로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통한 야권 연대 플랫폼 구축,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대선 채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출구조사 수치를 보면 민심이 폭발했다고 생각한다. 이로써 국민의 상식이 이기는 선거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