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IT기반 新비즈니스 모델, 첫발 떼기도 전에 또 '고사' 우려

프롭테크·오프라인 공인중개 업계 충돌 파장은
치솟은 수수료 가격경쟁 필요성 대두
업계 수익성 확보...적자 탈피도 모색
정치권 '충돌해법' 제시 여부에 관심

<제공=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이번에는 부동산 중개다. 최근 직방·다방 등 프롭테크 기업이 부동산 직접중개에 진입을 확대하며 오프라인 공인중개 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다.

먼저 부동산 플랫폼 업계는 IT개발자 채용, 애플리케이션 유지·관리·업그레이드로 지출을 늘고 있지만 수익은 철저히 입점 부동산 업체 광고료에 의존하고 있어 적자구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확실한 부동산 중개 수수료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고자 한다.

전통사업자와 달리 허위매물 정보를 근절하고 실거래가에 기반 한 다양한 매물을 3차원(3D)·가상현실(VR) 등 기술로 관심지역, 가격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하며 거래 성사에 갈수록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프롭테크 업계는 '치솟은 중개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IT기반 직영부동산과 기존 부동산과의 가격경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무소가 부동산 정보를 독점하던 시기가 저물며 임대인·임차인이 온라인상에서 매물정보를 공유하다보니 기존 부동산업체가 역할에 비해 과도한 수수료를 가져간다는 시민 불만이 가중된 것도 있다.

서울시는 중개수수료 상한요율이 매매의 경우 거래금액 6억원 이상~9억원 미만은 0.5%이다. 9억원이상은 상한요율 0.9% 이내에서 중개 의뢰인과 공인중개사가 협의해 결정하게 돼 있다. 서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는, 전용면적 59㎡ 아파트가 지난 1월 기준 16억5000만원에 거래돼 공인중개사에 1485만원을 줘야 한다.

프롭테크 업계는 정부규제에 앞서 기업 간 기술경쟁을 통해 업무효율을 높이고 중개수수료를 낮춰 시민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내세운다.

직방은 사용자가 직접 작동하면서 전망, 일조량, 평면구조를 확인 할 수 있는 3D·VR 콘텐츠를 생산해 오프라인 중개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다방은 전자계약을 도입해 대면 계약과정에서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중개수수료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직영부동산 집토스는 이미 지난 4년간 임차인 수수료면제 등 파격적 방식으로 수수료 부담을 줄여 고객 호평을 받고 있다.

전통 부동산과 프롭테크의 충돌 해법은 정부와 정치권이 쥐고 있다. 차량공유서비스·의견진료·공유숙박 등에서 반복됐던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프롭테크의 부동산 중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일차 관심”이라면서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관련 사안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프롭테크는 기존 사업자 대비 부동산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 소상공인인 부동산업자에 비해 종합적 정보제공과 데이터 분석능력도 갖췄다. 다만 플랫폼을 만든 사업자가 생태계 전반을 모두 가져가는 것이 옳은가를 두고는 논란이 분분할 수 있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부동산 플랫폼사업자가 타다 사태처럼 전통산업 반대에 부딪혀 수익을 내지 못하고 고사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면서 “결국은 시장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