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 인색한 K-푸드…매출의 1%도 안 쓴다

매출 1조원 이상 식품업체 16곳 중
4개사만 작년보다 투자 비중 높여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 확대 필요”

R&D 투자 인색한 K-푸드…매출의 1%도 안 쓴다

식품업계가 연구개발(R&D) 투자에 여전히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신제품 개발이나 생산시설 고도화보다는 기존 제품과 기술을 기반으로 판매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국내 주요 식품 상장사 16곳 중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을 전년보다 늘린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이들 업체의 R&D 비용 평균 투자 비중은 1%를 채 넘기지 못했다.

각 사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R&D에 가장 많이 투자한 회사는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1496억원을 비용으로 썼다. 이어 대상(302억800만원), 농심(273억4545만원), KT&G(263억1656만원), 롯데칠성음료(203억9000만원) 순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높은 곳은 CJ제일제당(1.06%), 롯데푸드(1.09%), 농심(1%)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R&D 투자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린 업체는 롯데칠성음료다. 작년 연구개발비 203억9000만원을 썼다. 이는 매출액 대비 0.9% 규모로 전년보다 0.6%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이어 현대그린푸드가 전년 동기에 비해 0.12%P, 오뚜기 0.03%P, 롯데푸드 0.01%P 씩 비중을 늘렸다.

반면에 R&D 비용이 100억원 이하인 곳도 6개사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 중 R&D 비용을 가장 적게 쓴 곳은 현대그린푸드(26억2500만원)다.

현대그린푸드의 R&D 비용(8억4600만원)은 전년과 비교해선 세 배 이상 늘렸지만 전체 금액은 타사 대비 적다. 현대그린푸드는 R&D를 담당하는 그리팅랩을 두고 있으며 주로 PB상품과 식품트렌드, 그리팅 신상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하이트진로(42억3888만원), 동원에프앤비(61억2504억원), 신세계푸드(63억9200만원), 오리온(64억5600만원), SPC삼립(71억6444만원) 등도 상대적으로 R&D 투자금액은 낮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보다 R&D 투자액 감소폭이 가장 큰 업체는 신세계푸드였다. 이 기간 R&D 비용은 26억원 가량 감소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 산업에서 빅히트 상품이 나오기 어렵다는 인식이 많아 새로운 R&D가 타 산업 대비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단기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 확대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R&D 투자 인색한 K-푸드…매출의 1%도 안 쓴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