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온고지신]미래 항암 치료의 게임 체인저, 항암 NK세포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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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최인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암은 오랜 시간 동안 인류와 함께 존재한 질병이고 아직도 주요 사망원인이 되고 있다. 2020년 국가암정보센터 보고에 의하면 2018년 한해 우리나라의 암 발생자수가 약 24만명으로 전년도 대비 약 8000명이 증가했고, 이런 증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시대에 들어가면서 노화로 인한 암환자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여겨지고 기대수명까지 생존 시 3명 중 1명은 암 발생을 경험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점에서 전 세계는 암 정복에 대한 소망을 오래전부터 가지게 됐고 미국의 경우 국립암연구소(NCI)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부 차원의 국가프로젝트를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NCI를 중심으로 암의 달나라 정복 프로젝트로 '캔서 문샷' 프로젝트를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2016년 18억달러 예산으로 7년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핵심이 항암 면역치료제다.

암은 오랜 시간 변이과정을 거쳐 우리 몸에서 형성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는 암세포를 제거하려는 면역세포와 만날 수밖에 없고, 암세포는 자기 성장을 위해 면역세포로부터 회피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암세포는 면역세포를 조절하고 억제하는 기능도 보유하게 된다. 따라서 암과 면역체계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서로 균형과 억제의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면역치료기술은 우리 인체 면역체계를 활용해 암을 치료하는 치료기술로 기존 화합물 항암제와 비교해 안전하고 암특이적인 효능을 가진 꿈의 항암치료기술이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과 국가들이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이 길고 쉽지 않다.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미국 제임스 앨리슨 교수는 1994년부터 'T 세포 기능을 억제하는 CTLA-4' 억제 항체를 개발해 흑색종 환자 치료에 적용한 결과 이전에는 볼 수 없는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공동 수상자인 일본의 혼조 타스쿠 교수는 1992년 유사한 기능을 가진 PD-1 단백질을 발견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그 기능을 증명할 수 있었다. 하나의 면역치료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간의 기초연구와 응용연구가 필요하다.

자연살해(NK)세포는 우리 몸의 혈액 면역세포 중 약 10%를 차지하는 항암 면역세포다. T 세포와는 다르게 다른 자극이 없이도 항암능력을 자체적으로 보유하며 암세포를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수용체를 가지고 있고, 몸에 투여할 경우 과대 성장을 하지 않으므로 부작용이 적어 현재 많은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적은 수지만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유전자나 항체 치료제와 접목해 다양한 유전자 세포치료제나 혼합치료제로 활용 가능하다.

그러나 제한적인 것은 NK세포의 증식이 어렵고 메모리 기능을 갖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보안하기 위해 다양한 증식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연구센터 연구팀이 기술이전한 NK세포 분화기술은, 줄기세포 분화 및 증식을 활용해 더 많은 수의 NK세포 투여가 가능하고 기능적으로 메모리 기능을 갖게 유도를 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이전은 향후 다양한 항체, 유전자, 항암제 등과 병행이 가능한 플랫폼 기술이 될 수 있다. 이런 성과는 정부기관과 연구원의 지속지원을 통한 장기 연구의 결실이다.

기술 사업화를 위해서는 기업으로 기술이전과 협업이 필연적이다. 특히 NK세포 치료제 사업화를 위해 많은 파트너 기업들을 만났지만 세포치료제에 대한 이해와 경험과 비전을 갖춘 파트너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중간에 과제로 연결되지 않아 아까운 시간을 소비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 기술은 이제 본격적인 사업화 과정에 들어가게 됐다. 오랜 기간 기초연구를 통한 NK세포 분화, 활성, 생산의 원천 기술이 본격적인 상업용 임상을 통해 암치료의 유효성 검증 및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됐다.

바이오 분야는 그 특성상 개발 기간이 길고 성과 창출에서 사업화까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성과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흔들림 없이 한 가지 주제를 오랫동안 연구할 수 있는 장기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 대한 장기프로젝트는 심화된 기초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이런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향후 다양한 맞춤식 면역치료기술의 항암 NK세포 치료제가 개발되기 위한 선제 조건으로 국민과 정부의 관심, 그리고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

또 단일세포 분석, 빅데이터를 근간으로 인공지능(AI) 등을 통한 정확한 예측 및 바이오마커 발굴, 그리고 다양한 항암제와 면역치료제의 환자특성에 따른 맞춤치료법 개발과 이를 입증하기 위한 다양한 임상연구들이 진행될 때 항암 NK세포 치료제는 미래의 항암 치료 시장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인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책임연구원 ipchoi@kribb.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