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과서 검정체제 전환 "1조원 시장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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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사회·과학 도서 심사본 제출 결과
전통 강자 탈락…신규 진입 기업 '기회'
아이스크림미디어 등 디지털기업 도전
콘텐츠 자율화·디지털화 움직임 활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교과서 시장에 대격변이 시작됐다. 초등 수학·사회·과학 교과서가 내년부터 검정체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교과서 자율화·디지털화 움직임에 맞춰 연간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연관 산업 선점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초등 3·4학년도 수학·사회·과학 교과용 도서 검정 심사본 제출 결과 G사 등 기존 교과서 업체들이 탈락했다. 초·중·고등 분야에서 국정·검정·인정 교과서를 다양하게 발행해 온 전통 강자가 쓴잔을 들이켰다.

신규 진입 기업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새롭게 교과서 시장에 도전한 디지털기업도 나왔다. 디지털 교수·학습 콘텐츠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초등 검정 교과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교육·출판 기업이 교과서 시장에 뛰어든 적은 있어도 디지털 기업이 교과서 시장에 뛰어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에선 초등 교과서 선정 관련 과열 경쟁도 우려했다. 사전 홍보, 이벤트로 인한 불공정행위 민원이 접수됐다. 교육부와 관련 기관이 공문을 배포하며 경고에 나섰다. 신규 기업과 수십 년 업력을 자랑하는 전통 교과서 기업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는 셈이다.

교육 당국은 우선 이달 말까지 1차 심사본 불합격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는다. 그러나 업계에선 불합격 판정이 바뀔 공산을 낮게 봤다. 과거 불합격 결정을 변경한 선례가 없다는 게 이유다.

오는 8월까지 심사본 합격에 한해 수정본 제출이 이뤄진다. 교육부가 최종 합격을 고시하면 9월부터는 각 학교에서 교과서 견본으로 선택한다. 내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선 초등 3·4학년 수학·사회·과학 학습은 민간업체가 제작한 서책형, 디지털 교과서가 함께 쓰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서 교과서는 학교 교육을 이끌어 가는 기반이다. 교과서는 크게 국정, 검정, 인정 등 세 형태로 나뉜다. 국정 도서는 국가에 저작권이 있는 도서로, 한 과목에 1종의 교과서만 존재한다. 검정 교과서는 민간에서 개발한 교과서 가운데 국가 검정 심사에 합격한 도서다. 한 과목에 여러 종류의 도서가 있다. 인정 도서는 이미 개발된 도서 가운데 학교 승인을 받는 경우다. 승인 권한이 시·도 교육감에게 위임돼 있다.

그동안 국정 교과서 체제로 있던 초등 교과서가 단계적 검정·디지털 체제로 전환되면서 교육업계는 수년 전부터 변화를 준비해 왔다. 교과서 내용의 자율화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 반영을 통한 미래교육 체제로의 전환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학습 확산으로 디지털 교육 콘텐츠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과거에는 교과서 판매가 문제집 등 교재 판매로 이어졌다. 현재는 스마트학습 브랜드로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 범위가 더 확대됐다. 기업들은 서책-디지털 교과서 연동에 그치지 않고 다각도로 교수 학습 지원 사이트를 제공하거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교과서를 이용하는 교사와 학생 요구를 반영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김홍구 한국교과서연구재단 이사장은 “원격수업이 일상화하면서 기존 서책형 교과서의 보조재이던 디지털 교과서의 활용도가 매우 높아졌다”면서 “디지털 교과서 활용과 투자를 지원할 새로운 제도 및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