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1회 출금에 115만원?...코인원 수수료 논란

트리클 코인 출금 수수료 120배 인상
이용자 항의에 '40TRCL'로 재조정
변동 사유 공지·명확한 해명 없어
코인원 "조정 과정서 일부 누락" 밝혀

암호화폐 1회 출금에 115만원?...코인원 수수료 논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이 암호화폐 출금 수수료로 건당 100만원이 넘는 수수료를 부과, 폭리를 취하려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1일 업계에 다르면 코인원(대표 차명훈)은 최근 트리클(TRCL) 코인 출금 수수료를 기존 80 TRCL에서 9576.25TRCL으로 120배 인상했다. 현재 트리클 코인은 1개당 120원대에 거래 중이다. 출금 단 1회에 115만원을 수수료로 지불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용자에게 코인원 고객센터는 “사이트에 공지된 상장시 수수료이며, 화폐 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점 확인 부탁드린다”고 답변했다. 과도한 수수료 책정이 단순 오류나 담당자 실수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이용자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거래 수수료와 출금 수수료로 구분된다. 거래 수수료는 원화나 코인 등을 통해 가상자산을 구입할 때 거래소에 지불하는 비용이다. 거래소에 따라 총 거래액의 0.05~0.2% 수준 정률로 책정된다. 거래금액이 크면 수수료도 따라 늘어난다.

출금 수수료는 특정 가상자산을 이용자의 거래소 전자지갑에서 다른 전자지갑으로 옮길 때 부과하는 비용이다. 은행에서 계좌이체를 할 때 발생하는 송금 수수료와 같다. 출금 1건당 고정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상자산 네트워크에 따라 거래 원가에 수수료가 수반되기도 하고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각 가상자산 특성과 거래가 근거해 수수료를 책정한다. 코인의 상장 시점에 이 수수료를 책정해 공지하는데, 보통 송금원가 대비 넉넉하게 책정해 거래소가 이윤을 남긴다. 이 마진에는 정해진 기준이 없어 타 거래소 대비 100배에 가까운 수수료를 책정한 거래소도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트리클은 중고차 매매 및 차계부 관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프로젝트다. 코인원은 지난해 6월 트리클을 거래소 원화마켓에 상장하면서 거래 수수료는 0.1%, 출금 수수료는 80TRCL을 책정해 공지했다. 이후 트리클의 출금 수수료를 최근 9576.25TRCL까지 올렸다가 이를 지적받은 후 40TRCL로 재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코인원은 수수료 변동 사유에 대한 공지나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코인원이 마음대로 출금 수수료를 변동하면서 거액의 수수료 차액을 챙겼을 것이라는 의혹도 함께 불거졌다.

코인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이더리움 네트워크 거래 증가로 가스(이더리움 트랜잭션 비용)비용이 폭증했고, 이에 따라 ERC-20 기반 코인들의 출금 수수료를 일부 조정했다”며 “출금 수수료 변동은 모두 공지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트리클 사례처럼 일부 누락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