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K-배터리 소부장 업체도 리스크 해소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쟁 일단락에 전격 합의하면서 국내 배터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도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인근에 관련 공장을 세울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최대 공급사인 에코프로비엠은 미국 조지아주에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 1·2공장 외에 3·4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용 양극재 리튬 원료부터 완제품 일괄 생산기지 상업성이 나게 되면 미국에 동일 규모의 소재 생산단지를 구축할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NCM구반반(니켈 90%·코발트 5%·망간 5%) 양극재 신규 공급 계약도 앞두고 있다. NCM811(니켈 80%·코발트 10%·망간 10%) 이어 미국 내 전기차용 양극재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관련 장비 발주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100% 국산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에는 2개 공장에 들어갈 발주 입찰도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해질 업체인 엔켐은 올 상반기 연간 2만톤 규모의 미국 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엔켐은 2019년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전해질 시험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해외 배터리 업체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해질은 양극과 음극 이온 물질의 이동을 도와 배터리 충방전 성능을 강화하는 핵심 소재다.

LG와 SK 최종 합의에 힘입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미국 진출 사례도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최종 합의한 만큼 유럽에 이어 미국의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정책에 적기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