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SDI·현대차,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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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HEV 차량에 개발·공급
독자규격 적용, 에너지 밀도↑
각형 배터리로 협력 확대 주목

삼성SDI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신형 하이브리드(HEV) 차량에 탑재될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 현대차에 필요한 원통형 배터리를 삼성SDI가 공급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동 이후 나온 결과물로, 협력 분야가 차세대 독자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 개발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HEV)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HEV)>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현대차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SDI는 현대차가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HEV에 차세대 독자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 공급한다. 현대차는 자사 최초로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 하이브리드 7종을 출시한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원통형 배터리의 차세대 규격 표준을 개발해서 조기 탑재를 위해 삼성SDI에 협력을 제안했다”면서 “삼성이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가 개발하는 배터리는 새로운 개념의 원통형 배터리다. 원통형 배터리를 독자 규격으로 크기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직경 21㎜, 높이 70㎜인 원통형 배터리의 직경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독자 규격화한 4680(직경 46㎜, 높이 80㎜)보다는 작지만 직경을 늘리고 높이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통형 배터리 크기를 키우는 건 배터리 에너지 용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원통형 배터리는 생산성과 안전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소형으로, 주로 전자기기에 적용됐다. 자동차에는 중대형 배터리를 탑재하며, 테슬라의 원통형 배터리 탑재를 계기로 자동차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 대용량화를 통해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고 제조 원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삼성SDI와 현대차 간 협력은 배터리 업계 초미의 관심 사안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 같은 해 7월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회동했다. 당시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장부품 협력 분야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업 사례가 지난해 잇달아 이뤄진 두 그룹의 총수 회동 결실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하이브리드에 적용할 새로운 배터리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와 협력, 하이브리드 개발 및 출시 일정을 맞추고 원통형 배터리 공급망도 새롭게 확보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전기차 분야에서 양사의 전방위 협력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전기차 통합 플랫폼(E-GMP)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중국 CATL의 각형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 협력을 통해 각형 배터리 공급 확대가 기대된다. 각형 배터리는 삼성SDI 주력 제품으로, 최근 파우치 중심에서 각형 배터리와 원통형 배터리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재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삼성SDI는 현대차에 탑재될 원통형 배터리 개발과 관련해 “고객사에 관한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SDI 직원들이 배터리셀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SDI 직원들이 배터리셀을 살펴보고 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