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API 기업 '쿠콘' 코스닥 수요예측 돌입...핀테크 IPO 신호탄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쿠콘 기자간담회에서 김종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쿠콘 기자간담회에서 김종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달 말 코스닥 입성을 앞둔 핀테크 기업 쿠콘이 13일부터 이틀 동안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쿠콘은 올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는 두 번째 핀테크 기업이다. 앞서 지난 1월 코스닥에 상장한 핑거가 공모 수요예측에서 1453대 1 경쟁률(코스닥 수요예측 역대 2위)을 기록, 핀테크 기업 상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이 드러났다. 카카오뱅크 등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쿠콘의 IPO 성적표 역시 향후 핀테크 기업들의 가치평가 가늠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12일 쿠콘(대표 김종현)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 상장에 따른 향후 성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김종현 대표는 “쿠콘의 전방 산업인 핀테크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회사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국내 및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데이터 허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콘은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표준화해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형태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회사다. 국내 은행·증권·카드 등 금융기관 정보를 매일 수집해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 핀테크 기업들이 서비스로 구현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국내 500여개, 해외 40개국 2000여개 기관에서 데이터를 모아 제공한다.

쿠콘은 핀테크 기업 등의 서비스 이용자들이 API를 통해 데이터를 조회할 때마다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지난해 쿠콘의 수수료 수입은 전체 매출의 96.3%를 기록했다. 쿠콘의 API 스토어 '쿠콘닷넷'에서 총 200여개 API가 제공 중이다. 올해 마이데이터 사업 시장이 본격 개화함에 따라 신규 API 출시 및 기존 고객의 API 이용량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콘의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은 영업수익 513억원, 영업이익 112억원, 당기순이익 188억원을 기록했다. 각 지표가 전년 동기 대비 24.56%, 80.17%, 106.39% 늘어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쿠콘의 궁극적 목표는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 비즈니스 데이터를 하나로 이어 글로벌 넘버원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며 “회사는 빅테크 기업 등 다양한 레퍼런스와 자체 기술 역량을 보유한 만큼 이를 통해 지속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콘의 이번 공모 예정 금액은 500억∼645억원(구주 포함)이다. 공모를 통해 회사로 유입된 자금은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한 자체 전산센터(IDC) 구축 △글로벌 금융정보 서비스 제공을 위한 투자와 마케팅 비용 △시장 친화적인 신상품 개발과 기존 상품 고도화를 위한 연구 개발 비용 등에 주로 사용될 계획이다.

쿠콘의 총 공모주식수는 161만2319주,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1000∼4만원이다. 오는 13∼14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9일과 20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시기는 4월 하순 예정이며,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