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오현석 캡박스 대표 “스톡옵션 유동화 난제…조합 투자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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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석 캡박스 대표.
<오현석 캡박스 대표.>

“스타트업 구성원들이 스톡옵션을 많이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국내 스톡옵션이 제도적으로는 잘 갖춰져 있지만 시장에서 이를 받쳐주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기업이 상장해야만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사례가 대부분인데, 쿠팡 사례만 보더라도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현석 캡박스 대표는 LG전자 소프트웨어(SW) 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GS샵 벤처투자 심사역, 블록체인 투자사 디블락의 대표를 거쳐 지난해 비상장 주식 투자 플랫폼 기업 캡박스를 창업했다. 블록체인을 포함한 정보기술(IT) 지식, 투자 생태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스톡옵션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엔젤리그' 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오현석 대표는 “저 역시 창업을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스톡옵션 제도가 매우 좋은 시스템이고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스타트업 현업에서는 스톡옵션 대신 월급을 더 달라는 경우가 훨씬 많다. 스톡옵션 유동화가 실질적으로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인재들은 통상 고액의 연봉 혹은 그 이상의 미래가치를 지닌 스톡옥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기업공개(IPO)와 상장을 통해 이른바 '대박'을 기대하는 이들은 정해진 연봉 대신 상승폭이 무한한 스톡옵션을 골라 회사와 함께 성장하려 한다.

문제는 이익을 실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통상 스타트업이 상장하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스타트업에서 장기근속은 매우 드문 사례다. 보통 입사 3년쯤 시점에 퇴사를 앞두고 스톡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스톡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면 1억원 상당 주식을 구매하기 위해 약 5000만원이 필요하다. 또 주식 매입 시 자산 증가가 수입으로 잡히기 때문에 세금이 또 약 500만원 지출된다. 현금이 없다면 자금을 차입해 수천만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10년 이후에도 회사가 반드시 상장한다는 보장이 없다. 비상장 주식이라는 위험한 자산에 거액 투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 문제에 주목해 조합 형태로 비상장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구현한 플랫폼이 엔젤리그다.

오 대표는 “가족의 수술비, 주택 구입 자금 등 생애주기에서 현금이 급하게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스톡옵션은 이럴 경우에 맞춰 현금화가 어렵다”며 “반면에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는 이들은 소액 투자가 불가능해 투자 활성화가 더뎠다. 그래서 조합이라는 아이디어를 통해 양측 요구를 해결하고 투자 리스크는 줄이는 방안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비상장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시장이 향후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도 매우 최근의 일”이라며 “특히 젊은 세대들은 더 적극적인 직접 투자 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고, 이는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