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IT전문인력 없어 '발 동동'

뱅킹앱·마이데이터 등 사업 확장
IT 관련 인재 추가 확보 시급
인터넷은행·빅테크 등 금융업 진출
전문인력 대거 채용...인력난 심화

저축은행, IT전문인력 없어 '발 동동'

금융시장에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2금융권인 저축은행도 정보기술(IT) 전문인력 모시기에 사활을 건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등 디지털 기반 금융사들이 규모를 확대하면서 IT 인재를 쓸어가고 있어 채용에 상당한 애를 먹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21일까지 신입·경력직원 채용을 실시한다. 채용 분야는 일반 신입을 비롯해 IT 신입, IT 경력, IT 전문직 등 IT 인재 확충에 중점을 뒀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IT 직원을 채용한 바 있다.

중앙회는 국내 저축은행 79개사 중 67개사 대상으로 공동전산망을 운영한다. 업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SB톡톡플러스'도 중앙회가 개발,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상당한 규모의 IT 인재 확충이 불가피하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는 IT 전문인력만 80여명을 확보하고 있지만, 추가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중앙회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과 오픈뱅킹 등을 비롯한 디지털 개발, 유지 및 보수를 위해 필요한 IT 직원 채용에 나섰다”며 “다만 중앙회의 경우 정해진 규모가 있어 채용인원은 10명 이내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도 IT 인력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IT 개발·운영 관련 경력직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은 5명 이내 IT 개발과 운영 관련 경력을 가진 IT 인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모바일 뱅킹 앱 '사이다'가 점차 커지면서 이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최근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획득한 웰컴저축은행도 혁신금융·마이데이터 분야를 비롯한 대규모 신입·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특히 웰컴저축은행은 18개 모집 분야 중 16개 직무에 대해 IT 관련 인재를 대폭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IT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졌다. 중앙회와 대형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플랫폼 고도화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1금융권에 비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인재 확보가 쉽지 않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디지털 보험사, 빅테크 등의 금융업 진출로 금융권 IT 인재를 대거 싹쓸이하면서 저축은행은 IT 인력난을 겪고 있다. 실제 한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권 IT 경력직을 대거 채용하면서 디지털 전환 등 업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오르면서 업계도 IT 인재 수급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다만 인터넷전문은행과 추가 사업자 등장으로 IT 인재 유출과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