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 전기차, 한국형 선진 질적 관리가 중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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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칼럼] 전기차, 한국형 선진 질적 관리가 중요한 시점

전기차 흐름이 심상치가 않다. 전기차 중흥기의 시작이다. 올해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가 쏟아지면서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지고 제작사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세계 여러 국가가 내연기관 판매 종식 시점을 발표하고 다수의 제작사가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공식화하고 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전기차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도 늘리며, 겨울철 배터리 기능 하락과 히팅으로 인한 기능 감소 등도 해결해야 한다. 리튬이온배터리 발열로 인한 화재 가능성은 물론 전기차와는 실과 바늘 관계인 충전인프라 문제도 하루속히 균형을 잡아야 한다.

정부는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미래 가능성을 크게 보고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선진국 대비 높은 보조금으로 구매를 유도하고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양적 성장에 주력해 왔다.

이 같은 정책적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질적인 관리 시스템도 갖춰야 하는 시점이다. 한국형 선진 질적 관리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전기차를 좋아하는 얼리어댑터가 부정적 충전 경험을 거치면서 '안티'로 변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우선 정부의 충전 인프라에 대한 관리 예산 편성이 요구된다. 일본은 수많은 충전기가 있음에도 어느 한 군데도 고장 난 충전기가 없다. 민·관 구분 없이 고장 난 충전기 수리를 위한 보조금 예산을 별도로 배정해 뒀기 때문이다.

충전 편의와 이용자 안전을 위해 충전기 지붕 마련에도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계기판 LED가 햇빛에 노출돼 충전 상태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곳이 다수다. 지붕으로 충전기 내구성을 보장하고 비·눈 등으로부터 보호하자는 것이다. 지붕이 없는 경우 우천 시 젖은 손으로 충전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하기도 하다. 비용 낭비가 되지 않는 선에서 설비 보완이 필요하다.

국민의 30%가 거주하는 빌라, 연립주택 등으로의 공용 충전기 확산도 요구된다. 공용 충전기가 주로 아파트 등 주차장이 넓은 곳에 설치되다 보니 일부가 소외되는 실정이다.

아파트의 충전 인프라 보급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도심지 거주의 약 70%가 아파트에서 이뤄진다. 자동차 주차 시간을 고려해 거주지역·오피스지역 등에 완속 충전기를 보급하고, 고속도로 휴게소나 관광지 등에는 대용량의 급속 충전기 보급에 주력해야 한다.

한국전력공사가 충전기 운영 사업자에 부과하는 충전기 기본요금 부과에도 개선이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기본요금 부과 면제 일몰제가 적용되면서 사용하지 않는 충전기에도 요금이 부과된다. 정부의 충전기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는 부분이다. 실제 기본요금을 부과하는 한전은 국내 최대 충전기 운영 사업자로서 불공정 경쟁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다. 기본요금은 충전기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다.

이용자 편의성도 제고해야 한다. 관리 주체가 다른 여러 충전기를 하나의 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일선 소비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완성차 순정 내비게이션, 모바일 내비게이션이 충전기 위치뿐만 아니라 실시간 충전기 사용 현황 조회도 지원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

전기차 전환 흐름은 가속되고 이용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걸맞은 한국형 질적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일선의 목소리를 반영해 미래 모빌리티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김필수 대림대학 교수 autocultur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