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로또 1등 당첨금, 연금처럼 지급 검토"...용역보고서 입수

5가지 시나리오 제시..."20년 걸쳐 주는 방안도"
정부 "당첨자 패가망신 방지...지급금 운용 차원서도 유리"
일시지급보다 인센티브 필수적...해결 과제 산적
미국 메가밀리언 등 복권 연금형 방식 선택, 2% 미만

[단독]"로또 1등 당첨금, 연금처럼 지급 검토"...용역보고서 입수

기획재정부가 로또 1등 당첨금을 연금형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급 방식 전환을 고려한 것인데 기존 연금복권과 중복성·일시지급과 과세차별화 등 선결 조건이 제시된다.

내부적으로 여러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어 현실화 가능성도 일부 제기됐다. 특히 당첨자가 연금형 지급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선 일시 지급보다 수익률을 높게 설정할 필요성도 대두됐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온라인복권 1등 당첨금 지급방식 다양화 방안'을 검토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전자신문이 19일 입수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기재부는 연금형 로또복권 신상품 출시, 연금형 지급 방식과 선택 등 5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핵심은 연금식 지급 방식의 대안별 장·단점을 분석, 일시금 대신 연금 지급을 선택하게 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정부가 로또 1등 당첨금이 20억원이라는 가정 아래 정부가 검토한 시나리오는 총 5개다.

1안은 당첨자가 복권에 당첨된 첫 해에 일시금으로 5억원을 수령하고, 차후 연금으로 3억원씩 5년 동안 당첨금을 분할해서 받는 방안이다.

1안과 유사한 2안은 첫 해 일시금(4억원), 연금식으로 2억원씩 8년 동안 받는 방안이다. 만일 당첨자가 연금형 지급 방식을 택할 경우 소득세 부담이 감소하게 된다.

일시금(33%)에서 연금(22%)으로 세율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안과 2안의 경우 단기간 내 연금형으로 지급, 연금 본연의 기능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3안부터는 완전형 연금 방식과 유사하다. 연금을 1억원씩 20년 동안 받게 된다. 4안의 경우 연금(1억원)을 20년 동안 수령하되 세법을 개정해 추가로 감세해 주는 방안이다.

3안과 4안의 경우 연금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판매량 등에 따라 매회 당첨금·당첨자 수가 각각 상이, 당첨금 연금 지급 관리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5안의 경우 20년 동안 연금식 로또복권(2000원) 신상품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다만 신규 상품과 현행 연금복권 간 차별성 문제가 제기된다. 연금식 복권은 1등 당첨금 연 12억원을 매달 500만원으로 나누어 20년에 걸쳐 지급하는 상품이다.

우선 정부가 로또복권 당첨금을 연금형으로 지급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연금식 지급 방식을 택하게 하는 세금 감면 혜택, 금리우대 등 인센티브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소비자 호응이 적을 수밖에 없다.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메가밀리언(Mega Million)의 연차별 지급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하도록(복리이자 방식) 설정했지만 이자율이 낮다 보니 연금형 지급이 아닌 일시금 선호가 98%를 넘는다.

다만 연금형 지급 방식을 도입할 경우 자산운용 차원에서 재원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금복권의 경우 채무자인 정부는 채권자인 당첨자에게 지급할 금액을 금융기관에 예치해서 단기 금융상품 등으로 운용, 안정적 수익률을 확보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금형 지급 방식에 더 큰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면서 “당첨자가 당첨금을 지금보다 더 건전하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표> 로또 1등 당첨금 배분 방식안 요약(출처=기획재정부)>


<표> 로또 1등 당첨금 배분 방식안 요약(출처=기획재정부)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