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만든 비행체, 화성서 날았다"

라이트 형제 인류 최초 동력 비행 후 117년
지구 아닌 행성에서 띄운 최초 비행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드론이 화성에서 첫 자체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사진=NASA/JPL-Caltech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드론이 화성에서 첫 자체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사진=NASA/JPL-Caltech

인류가 만든 비행체가 지구 외 행성에서 처음으로 날았다.
 
19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어티'가 화성에서 첫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 인제뉴어티 팀은 19일 오전 6시 46분(미국 동부시간) 로버 '퍼서비어런스'를 통해 데이터를 받았다. 비행은 성공적이었다.
 
나사는 "라이트 형제가 지구상에서 첫 비행에 성공한 지 117년이 지났다"며 "한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드론은 19일 오전 3시34분 첫 비행을 시도했다. 계획한 대로 3m 상공에서 약 30초간 비행한 뒤 화성 지표면에 안전히 착륙했다. 총 소요시간은 39.1초다.
 
인제뉴어티는 '자율형' 드론이다. 지구와 화성 간 거리로 인해 JPL은 실시간으로 드론을 조종할 수 없다. 나사는 사전에 명령을 보내 인제뉴어티를 띄웠다. 드론은 스스로 이륙·비행·착륙했다.
 
8500만달러(약 950억원)가 투입된 인제뉴어티는 소형 헬리콥터로 무게는 단 1.8kg이다. 아무리 가벼워도 희박한 화성 대기에서 날기는 쉽지 않다. 화성 대기권 밀도는 지구의 1%에 불과해 충분한 양력을 얻기 어렵다. 인제뉴어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구상 헬리콥터보다 약 8배 빠른 속도로 분당 2,400번 회전한다.

첫 비행 중인 인제뉴어티. 로버의 마스트캠-Z 카메라로 촬영했다. 사진=JPL 유튜브
첫 비행 중인 인제뉴어티. 로버의 마스트캠-Z 카메라로 촬영했다. 사진=JPL 유튜브

로버 '퍼서비어런스'는 약 64m 떨어진 거리에서 모든 것을 관찰했다. 드론을 매달고 화성 땅을 밟은 퍼서비어런스는 인제뉴어티와 지구 간 통신을 중계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인제뉴어티가 비행에 성공하면서 화성 탐사에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 드론은 궤도선이나 지상 탐사선으로는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한다. 나사가 인제뉴어티를 통해 확인할 기술은 미래 로봇·유인 우주선 탐사에 적용될 전망이다.
 
인제뉴어티가 앞으로 수행할 모든 단계는 '인류 최초'다. 나사는 앞으로 최대 4번의 비행을 더 시도할 예정이다. 나사에 따르면 다음 시험 비행은 오는 22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