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빠른배송 만큼 빠른정산...e커머스 '판매자 만족 경영' 확산

우수 판매자 확보로 좋은 제품 공급
자금 회전 원활해져 매출 향상 도움

[이슈분석] 빠른배송 만큼 빠른정산...e커머스 '판매자 만족 경영' 확산

e커머스 업체들이 소비자를 잡으려는 빠른배송에 이어 우수 판매자를 확보해 좋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빠른정산에 나서고 있다. 빠른정산 서비스는 판매자들이 자금회전을 원활하게 할 수 있어 재고 확보, 자체 제작이나 품목 수를 늘리는 등 사업 규모를 키우고 매출을 늘리는데 도움을 준다.

가장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은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배송완료 다음날 판매대금의 90%를 정산해주던 빠른정산을 전액 지급으로 확대했다. 구매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담보나 수수료 없이 판매대금의 100%를 배송완료 하루 만에 지급하는 것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글로벌을 통틀어 e커머스 업계 최초다.

[이슈분석] 빠른배송 만큼 빠른정산...e커머스 '판매자 만족 경영' 확산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빠른정산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배송완료 이틀 후에 90%를 정산했고 지난 1월부터 배송완료 후 다음날로 정산주기를 줄였다. 네티버파이낸셜을 통해 약 4개월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 거래 및 판매자를 선별하는 '위험탐지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이를 통해 대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며 배송완료 다음날 100% 정산이 가능해졌다.

빠른정산으로 4개월 간 지급된 누적 판매대금은 3월 말일 기준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급 비율이 100%로 확대되면서 앞으로 판매자에게 선지급 되는 판매대금도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 먼저 빠른정산을 도입한 e커머스는 11번가다. 지난 2020년 10월 도입해 기본 정산주기보다 약 7일정도 앞당겼다. 통상 배송완료 후 8~9일 걸리던 정산을 배송완료 다음날 90%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구매확정 후 지급한다. 초기에는 70%를 먼저 지급했으나 판매자 반응이 좋아 지난해 12월부터 90%로 확대했다.

빠른정산 대상은 '고객이 주문한 당일 상품 발송'으로 빠른배송 서비스를 제공한 판매자에게 제공된다. 누적 수혜 판매자 수는 약 2만2000명이다. 11번가는 빠른배송 서비스를 통해 오늘발송 판매자 수가 20% 이상 증가하고 오늘발송 상품도 200만개 이상 확대하는 등 판매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익일 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으로 배송이 빨라지면서 대금 정산 속도를 단축했다. 기본 정산은 구매확정 다음날 판매대금을 지급한다.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지 않아도 배송 완료 후 7일 이후 2영업일 내에 대금을 정산한다. 스마일배송으로 상품이 출고된 바로 다음날 판매자에게 대금이 지급돼 판매자들의 로열티를 높이고 있다.

[이슈분석] 빠른배송 만큼 빠른정산...e커머스 '판매자 만족 경영' 확산

이베이코리아의 빠른정산 시스템은 중소규모 판매자의 자금회전에 큰 도움을 준다. 특히, 신규 업체가 부담 없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할 수 있는 지원책이 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선물하기와 톡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선물하기는 위탁판매 방식으로 기본 정산주기는 월 1회다. 각 파트너사와 협의된 내용으로 계약서에 반영해 적용한다. 톡스토어는 오픈마켓처럼 통신판매중개 플랫폼이다. 기본 정산주기는 일 1회로 구매자가 구매확정을 한 다음날부터 2일 후에 대금을 지급한다.

위메프는 월정산과 주정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월정산은 대규모유통업법상 지급 기한인 월 마감일 기준 40일 이내보다 앞서 정산을 마무리하고 있다. 주정산 제도는 특가 딜이나 신규 입점 판매자에게 적용한다. 한번에 많은 물량을 소화하는 특가 딜 등은 원활한 자금 순환을 위해 빠른 정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신규 입점하는 모든 파트너사들이 온라인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빠른정산을 제공하면서 판매자들의 자발적인 서비스 개선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며 “결국 e커머스가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구매자뿐만 아니라 판매자까지 만족시키는 상생 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