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 올꺼야?”, 게임업계 우수 개발자 쟁탈전

(전자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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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개발자를 향한 게임기업의 구애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높은 연봉은 물론이고 복지 혜택과 성장 가능성으로 취준생(취업준비생)과 중고 신입을 유혹한다. 나아가 우수 개발자가 없다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직접 교육과정을 설립하는 행보도 보인다.

올해 게임사 채용 규모는 '역대급'이다. 넥슨은 수백명 규모 수시채용을 진행한다. 9개 프로젝트와 'MOD' '페이스플레이' 등 기존 게임과 결을 달리하는 게임을 제작한다. 상반기 내 신입과 경력 공채도 진행한다. 3년 만에 공개채용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700명을 뽑는다. 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규모다. 게임개발과 스태프조직 외에 인공지능(AI) 분야에도 손을 뻗친다. 게임빌과 컴투스, 게임빌컴투스플랫폼(GCP)는 100명 규모로 인재를 확보한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하반기 대규모 공개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데브시스터즈, 시프트업, 스마일게이트알피지, 님블뉴런, 네오위즈, 더블다운인터액티브, 브이알스튜디오, 라인게임즈, 플린트 등 중소·중견 게임사 대부분이 수시 채용을 이어간다.

구직자에게 호감을 사고자 복지 경쟁전도 벌어진다. 쿠팡, 네이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IT업계뿐 아니라 유통, 커머스, 금융 분야에서도 개발자 수요가 높아지면서 좋은 개발자에게는 선택지가 다양해진 상황이다. 게임은 방향성을 가진 디렉터 밑으로 다수 개발자가 붙는 인력 집약적 산업이다. 상위 기업이 개발자를 빨아들이면 이직이 잦은 IT업계 특성상 연쇄 이동이 뒤따른다.

게입사는 이를 막기 위해 갖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엔씨소프트는 포스트 장학금제도를 확장해 직원 학자금 대출 상환을 1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인상된 연봉 최소 보장금액에 역량과 전문성에 따라 업계 최고 수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CEO 특별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넥슨은 어린이집 '도토리 소풍' 6곳을 운영한다. 육아 휴직 2년을 지원, 개발자가 자녀 돌봄 걱정 없이 일에 매진하게 도와준다. 결혼 자금 지원을 위해 5000만원까지 대출해 준다.

넷마블은 연 25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를 제공한다. 배우자를 포함한 전 직원의 종합건강검진 및 의료비도 지원한다.

펄어비스는 1인 가구를 위해 '가사청소' '거주비'를 지급한다. 기혼자에게는 자녀 1인당 매월 양육비와 학자금 지원, 난임 의료 비용을 지원한다.

최근 추세를 감안해 반려동물 보험비도 지원한다. 미혼 직원의 결혼정보회사 가입비용 지원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주 4일 근무제도를 격주로 도입한다. 게임빌, 컴투스, GCP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한다.

개발자 대우가 높아지지만 우수 인력이 부족하다는 근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전공 개발자'를 육성하는 교육과정을 만드는 기업도 있다. NHN은 올 상반기 중 소프트웨어 전문 교육기관인 'NHN 아카데미'를 설립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상급 연봉을 자랑하는 IT기업도 개발자 이탈 방지에 힘써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연차와 관계없이 우수 개발자라면 어떻게든 영입해야 할 정도로 쓸만한 개발자가 부족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