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과학향기]첫 국산 전투기 KF-X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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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여 년 뒤면 우리 기술로 만든 전투기가 창공을 누비며 우리나라 영공을 지키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최초 국산 전투기인 KF-X가 드디어 그 위용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최근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는 KF-X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KF-X에는 공군의 노후 전투기인 F-4와 F-5를 대체할 '한국형 전투기(Korea Fighter Experimental)'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KF-X라는 명칭은 시제기(prototype) 형태로 제작되어 다양한 테스트를 거칠 동안만 불리워지게 되고, 개발이 완료되어 정식 양산을 시작하게 되면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뜻이 포함된 KF-21라는 공식 명칭을 달게 된다.

KF-21 개발은 지난 2015년 정부가 초음속 전투기 사업에 착수한 이래 5년 여 만에 거둔 성과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3번 째로 자국산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이자, 8번 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로 그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시제기 형태로 출고된 KF-X의 위용. 출처: 항공우주산업
<시제기 형태로 출고된 KF-X의 위용. 출처: 항공우주산업>

◇전투기 무장에 있어 독자 행보 가능

길이 16.9m와 높이 4.7m, 그리고 폭 11.2m의 제원을 가진 KF-21은 음속의 1.8배에 달하는 비행속도를 낼 수 있다. 또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4대와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2대 등 모두 합해 7.7톤에 달하는 무기들을 탑재할 수 있다.

이처럼 KF-21에 공대공 미사일 또는 공대지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은 전투기 무장의 자율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미국산 전투기에 의존하다보니 장착하는 미사일을 국산화하고 싶어도 연동성 문제로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KF-21을 양산하게 되면 그런 제약에서 벋어나 독자적으로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미사일 외에도 각종 첨단 무기를 우리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방위산업 분야의 수출에도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무기를 갖출 수 있다는 점 외에도 KF-21의 장점을 꼽자면 음속의 1.8배에 달하는 비행속도에서 알 수 있듯이 4.5세대급 전투기로는 최고 사양을 갖췄다는 점이다. 물론 미국의 F-35 같은 5세대급 전투기를 상대하기에 벅찰 수 밖에 없지만, 동급 전투기 중에서는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F-22 스텔스기와 동체 및 날개가 레이더 반사를 줄이는 스텔스 형상으로 개발되어 있어서 언뜻 보면 스텔스기와 외형 및 구조가 유사하다. 비록 스텔스기로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관련 기술이 적용된 만큼 향후 5세대 전투기로 개조할 수도 있다는 것이 KAI 측의 설명이다.

◇향후 스텔스 기능 보완해 5세대급으로 도약 노려

KF-21 개발사인 KAI는 이번에 선보인 시제기 1호기를 비롯하여 모두 6대의 시제기를 제작하고 있다. 3호기까지는 올 연말까지 제작을 완료하고 나머지 3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제작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처럼 시제기를 6대씩 만드는 이유는 각각의 형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투기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최적의 형상을 확보하기 위해 6대 중 시제기 1호기 같은 조종사 혼자서 앉는 형태는 4대를 제작하고, 2명이 탈 수 있는 형태는 2대를 제작할 예정이다.

형태만 결정된다고 해서 바로 양산이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전투기를 양산하기까지는 앞으로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일단 1년 정도 걸리는 지상시험과 내년 7월부터 시작되는 4년 간의 비행시험을 모두 통과해야만 한다. 이 기간 동안 거쳐야 하는 비행횟수만 해도 2200여 회에 이를 전망이다.

양산까지는 아직 많은 고비가 남아 있지만 전문가들이 KF-21의 미래를 밝게 보는 이유는 초음속 전투기 제작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의 핵심기술 이전 거부로 한국형 전투기의 독자 개발이 어려울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기술 독립'의 꿈을 이룬 것이다.

미국이 거부한 핵심기술은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EO TGP) △전자파 방해장비(RF 재머) 등 모두 4가지다.

능동위상배열 레이더는 공중과 지상, 해상에 위치한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하는 레이더로서 이미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시제기에 장착되어 있다.

적외선 탐색추적장비는 공대공 표적에서 나오는 적외선 신호를 탐지한 후 추적하는 장치이고 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는 공중과 지상에 있는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

전자파 방해장비는 위협 레이다 신호를 탐지하고 교란하기 위해 열추적 미사일을 따돌릴 수 있는 플레어(flare) 탄을 쏘기도 하는 장치다. 4대 핵심기술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자식 비행제어 안전필수검증 기술 역시 우리의 기술력으로 개발한 장치다.

국산화 한 전자파 방해장비의 개요. 출처: wikipedia
<국산화 한 전자파 방해장비의 개요. 출처: wikipedia>

한편 KF-21이 4.5세대급 전투기이다보니 스텔스 기능을 갖추지 못해서 다른 나라들이 개발한 5세대급 전투기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도 이런 지적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고 있고 개선점도 찾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KF-21을 스텔스 기능까지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KF-21은 원래 스텔스를 목적으로 개발된 전투기는 아니지만, 외형은 스텔스 형태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스텔스 기능을 더하기 위한 도료 등을 연구한다면 필요 시 스텔스 기능이 보완된 한국형 전투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글: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