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33〉미디어산업에서 보는 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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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꿈은 이뤄진다.”

우리에게는 월드컵 4강에 진출하며 쉽게 다가온 구호이지만 실상 우리가 상상의 날개를 펴면서 꿔 온 꿈은 그리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 2000년대 초 미디어 산업이 디지털화로 말미암아 다가올 미래에 불어닥칠 큰 변화를 상상했다. 당시 꿈꾸던 다양한 서비스가 우리 일상생활에 5세대(5G) 이동통신이 스며들면서 하나둘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의 거대 미디어 회사 가운데 하나인 ViacomCBS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5G 잠재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8가지 주요 분야에서 5G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5G 잠재력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ViacomCBS가 주축이 돼 이통사, 기술 기업, 광고대행사 등 역량을 동원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되는 8가지 분야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가 흥미를 끄는 것은 지금까지 대부분 보고서는 5G 주체인 통신사나 소비자 관점에서 얘기하는 데 반해 미디어 회사 입장, 특히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 5G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에 주안점을 뒀다는 점이다.

5G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등으로 우리의 디지털 경험을 변화시켜 주는 기술이다. 특히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클라우드 게임 등과 같은 몰입형 경험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한다.

5G는 어디에서든지 라이브 스트리밍을 가능하게 한다. 지난해 ViacomCBS는 유럽에서 열린 MTV 라이브 공연을 5G로 중계했다. 카메라나 장비를 다루는 엔지니어 없이 완전 자동으로 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위협으로부터 안전했다.

4G로는 할 수 없었지만 5G 네트워크 슬라이스로 신뢰도를 보장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카메라, 5G와 연결된 드론 등을 사용해 중계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모바일 라이브 스트리밍이야말로 이제는 미디어 세상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AR·VR, 5G와 연결된 360도 영상을 통해 시청자와 팬들은 게임이나 쇼 및 이벤트에서 액션과 실감있게 상호 작용할 수 있다. 5G 특성의 하나인 초저지연으로 시청자나 제작자 모두에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실시간 경험을 제공한다. 시청자는 어느 곳에서든지 실시간으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돼 개인화된 콘텐츠의 새로운 형식이 만들어질 것이다.

5G는 넓은 대역폭으로 수많은 기기를 연결할 수 있어 스포츠나 콘서트 등 음악 이벤트, 축제 등을 위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 팬들끼리 서로 연결, 다양한 방법으로 동참할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엄청난 효과를 낳을 수 있다.

5G와 함께하는 이런 새로운 제작이나 접근 방식은 시청자들이 보고(see), 느끼고(feel), 상호관계를 맺게(engage)하는 새로운 경험을 궁극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시청자는 자기가 보고 듣게 해 주는 다양한 옵션과 앵글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또 시청자 스스로가 생방송 일부에 참여하는 느낌이 들 수 있게 한다. 초저지연 특성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든 우리 모두가 함께 이벤트에 실시간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상상의 현실화가 한순간에 성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초고속, 초저지연, 초대용량과 초연결성 5G가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송하고 소비하는 것을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행동을 할 때(The time to act is now!)라고 한다.

5G 시대를 앞두고 미디어회사로 선도적 통신사 및 기술 기업 등 관련 사업자와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거대 글로벌 미디어의 면모를 읽게 해 준다. 미디어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대에 우리가 지향하고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선도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