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냐 핀테크냐...7월 '단일 금융 플랫폼' 선점 경쟁

지난달 저축은행 오픈뱅킹 시작 이어
이달 신용카드·7월 핀테크까지 참여
계좌조회·이체·예치금 등 한번에 관리
'사용자 유치' 금융권 마케팅 치열할 듯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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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저축은행이 오픈뱅킹을 시작한데 이어 5월 신용카드, 7월 핀테크를 마지막으로 전 금융권과 핀테크가 오픈뱅킹 공동업무에 참여하게 된다. 핀테크 업권까지 오픈뱅킹에 참여하게 되면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핀테크에서 제공하는 현금성 포인트, 저금통 등 유사 계좌 서비스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은행 앱이 핀테크만큼 쉽고 간결한 간편결제·송금과 편리한 인증 서비스로 무장한 만큼 7월 이후 금융소비자가 어떤 금융 플랫폼으로 단일화할 것인지 변화에 이목이 집중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73개 저축은행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5월 말 신용카드, 7월 핀테크 기업이 오픈뱅킹에 참여한다. 핀테크를 마지막으로 오픈뱅킹 참여 업권 확대가 마무리된다.

오픈뱅킹은 금융회사와 핀테크 사업자가 별도 제휴를 맺지 않고도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회·이체 등 핵심 금융 서비스를 표준화된 오픈API 형태로 제공하는 개방형 공동 인프라를 뜻한다. 단일 플랫폼에서 잔액조회, 거래내역조회, 계좌실명조회, 송금인정보조회, 수취조회, 입·출금이체를 할 수 있다.

오픈뱅킹이 실시되면서 은행과 핀테크간 경쟁뿐만 아니라 은행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페이, 핀크 등 핀테크 앱에서 여러 은행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하고 입·출금 이체를 할 수 있게 돼 소비자의 핵심 금융 플랫폼이 전통 은행에서 핀테크로 분산하는 변화가 일어났다.

여기에 더해 은행간 오픈뱅킹으로 은행끼리 서로 사용자를 뺏고 뺏기는 경쟁도 벌어졌다. A은행에서 다른 전체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입·출금 이체를 할 수 있게 돼 단일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7월부터 핀테크가 오픈뱅킹 공동업무에 공식 참여하게 되면 은행 앱에서도 핀테크 서비스에 있는 사용자 예치금이나 현금성 포인트를 조회하고 입·출금이체를 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핀테크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는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연동 기반으로 이뤄지며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출금이체는 핀테크의 오픈뱅킹 API 이용건수 중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서비스가 됐다. 여기에 더해 '미니금고' '저금통' 등 다양한 명칭으로 예치금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자사 앱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쳐왔다.

이 예치금 현황을 기존 은행 앱에서도 조회할 수 있게 되면 사용자를 다시 은행 앱으로 끌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은행 앱에서도 은행, 증권, 저축은행 계좌를 한 눈에 조회할 수 있고 전체 카드 사용 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핀테크가 제공해온 특장점은 희석될 수 있다.

7월에 핀테크 오픈뱅킹 공동업무 참여가 마무리되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핀테크 예치금까지 은행 앱에서 조회·관리할 수 있게 돼 사용자 금융생활 기반을 은행으로 다시 가져오려는 금융권의 마케팅이 치열해질 수 있다.

금융결제원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은행에서 오픈뱅킹 API를 이용해 핀테크와 연동한 서비스를 조회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7월 이후 은행 앱에서 토스, 카카오페이, 쿠팡페이, 네이버페이 등에 있는 사용자 예치금을 조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과 개인이 주로 사용하는 금융 플랫폼을 갈아타는 변화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