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강원도 평창에 세계 첫 5채널 KVN 망원경 구축

강원도 평창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에 세계 첫 5채널 수신 전파망원경이 구축된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영득)은 서울대 평창캠퍼스에 구축하는 4번째 KVN 전파망원경을 기존 KVN 22·43·86·129기가헤르츠(㎓)에 230㎓를 더해 5개 채널을 동시 수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축한다고 3일 밝혔다.

KVN은 서로 멀리 떨어진 망원경을 동시에 이용, 전파간섭기술(VLBI)을 적용한 망원경 체계다. 멀리 떨어질수록 신호를 더 크게 증폭하고, 망원경 수가 늘어날수록 우주의 어두운 곳을 밝게 볼 수 있다. 현재 서울 연세대, 울산 울산대, 제주 탐라대에 각각 1기씩 총 3기가 운영되고 있다.

기존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사진출처=한국천문연구원
기존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사진출처=한국천문연구원

4번째 KVN에 적용되는 5채널 동시 수신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기능이다. 4채널도 천문연이 처음으로 이뤘고, 아직 KVN 외에 사례가 없다.

230㎓ 채널은 'M87'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처럼 멀리 떨어진 블랙홀 관측에 요긴하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블랙홀 중심부를 높은 분해능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가장 높은 주파수인 129㎓로는 블랙홀 외곽의 강착원반(블랙홀로 이끌린 물질이 이루는 토성 띠 형태 원반) 파악도 어려웠다.

5채널 전파망원경을 구축하면 우리 연구진은 M87 은하 블랙홀을 처음 관측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과 같은 국제 연구협력 프로젝트에서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KVN 울산전파천문대
KVN 울산전파천문대

올 하반기 구축에 들어가 실제 활용은 2024년에 가능할 전망이다. 천문연은 지난 1일 서울대에 평창캠퍼스를 망원경 구축 부지로 활용하기 위한 부지 임대차 계약서를 전달하고, 수일 내에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할 계획이다.

망원경의 경우 현재 건설 입창공고를 냈고, 이르면 9월 관측동을 착공한다. 오는 2023년까지 망원경 완비는 물론 성능 확인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정태현 천문연 전파천문본부 선임연구원은 “5채널 KVN 전파망원경은 세계 천문학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며 “여건이 허락된다면, 기존 KVN도 채널 수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