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톱5 업체 1분기 실적 일제히 상승…"실적 호조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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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사 점유율. <전자신문DB>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사 점유율. <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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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일제히 상승했다. 극심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으로 매출이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부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주문이 18개월이나 밀려 있어 올해 안에 공급 부족이 해소되기 힘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호조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글로벌 5대 차량용 반도체 업체 1분기 실적이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톱5 업체 1분기 실적 일제히 상승…"실적 호조 계속될 듯"

인피니언의 차량용 반도체 분야 1분기 매출은 12억1900만유로(약 1조646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나 상승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8%였지만, 올 1분기는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16.2%를 기록했다.

르네사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어난 1032억엔(1조58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28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3%나 올랐다.

NXP의 차량용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1분기 9억9400만달러에서 올해 12억2900만달러(1조3778억달러)로 24% 올랐다. 차량용 반도체 매출은 NXP 전체 실적의 약 50%를 차지한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56% 늘어난 19억3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차량용 반도체 매출을 따로 분리해서 밝히지 않았지만, 실적 호조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이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코로나19 이전 단계인 2019년 4분기에 비해, 2020년도 4분기와 지난 1분기 차량용 반도체 출하량은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호조는 전례 없는 공급 부족 현상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초반에는 자동차 수요가 잠잠했지만, 지난해 말 갑자기 완성차 제조라인이 바빠지면서 관련 부품이 태부족한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전기차 및 자율주행 기술 발달로 32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더욱 크게 늘어났다. 또 대다수 차량용 반도체가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8인치 파운드리 라인에서 생산되는 것도 문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전망. <자료=IHS 마킷>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전망. <자료=IHS 마킷>

이들 업체들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과점하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은 올 하반기까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정전이 발생한 대만 TSMC가 관련 공정을 늘리겠다고 선언했지만, 많게는 1년 이상 지체된 병목현상을 해결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측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산 능력보다 수요가 훨씬 상회한다”며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이 18개월가량 밀려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의 향후 실적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NXP 측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경우 올 2분기 지난해 2분기보다 80%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