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반 'K-유니콘' 글로벌 무대서 질주

몰로코, AI 데이터 분석 경쟁력 갖춰
센드버드, API 방식 채팅 서비스 공급
실리콘밸리에 사업장…세계시장 공략
내수 한계·O2O 플랫폼 일변도 극복 주목

국내 유니콘 기업이 온·오프라인연계(O2O) 플랫폼 일변도에서 기술 기반의 글로벌 비즈니스 기업으로 확산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몰로코, 센드버드 등 한국 스타트업이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뭉칫돈을 유치하며 유니콘에 새로 등극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 초기 단계부터 세계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결과다.

안익진 몰로코 대표
<안익진 몰로코 대표>

6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소재 한국계 스타트업이 연이어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원)를 넘기며 유니콘 기업으로 올라서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반 스타트업 몰로코, 기업용(B2B) 채팅서비스 스타트업 센드버드는 나란히 지난달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몰로코와 센드버드의 공통점은 모두 실리콘밸리에 사업장을 두고 세계 기업 시장을 공략한 기술 기반 기업이라는 것이다.

몰로코는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에 등극했다. 센드버드는 국내에서 창업한 이후 사업 초기에 실리콘밸리로 진출해 현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대거 유치했다.

몰로코는 최근 신한GIB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운용하는 사모펀드(PEF)로부터 2000만달러(224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10억달러를 인정받았다.

실리콘밸리에서 두각을 드러낸 몰로코의 성장 가능성은 국내에서 먼저 주목했다. SK텔레콤, 삼성벤처투자, 크래프톤 등 정보통신(IT) 분야 기술기업은 이미 2019년부터 몰로코에 지분을 넣었다. 몰로코의 AI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몰로코를 2016년 창업 초기부터 발굴해서 투자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이번에도 대규모 자금을 몰로코에 후속 투자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사업 초기부터 데이터 수익화라는 명확한 수익 모델로 실리콘밸리에서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을 주목했다”면서 “SK텔레콤 등 대기업과 금융권에서 참여한 것 역시 우수한 기술력과 확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센드버드는 국내에서 처음 창업했지만 실리콘밸리에서 성장 기회를 찾았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센드버드 전신인 스마일패밀리를 2013년 국내에서 창업했다. 이후 실리콘밸리로 넘어가 서비스 대개편을 거쳐 지금의 센드버드가 탄생했다. 센드버드는 채팅 서비스를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 방식으로 기업에 공급한다.

스마일패밀리 창업 초기에 국내에서 엔젤투자를 받은 것을 제외하면 센드버드 투자자는 전부 실리콘밸리 현지 벤처캐피털(VC)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성장 기반을 닦은 셈이다. 센드버드는 지난달 스테드패스트 캐피털벤처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등 현지 투자자로부터 1억달러(1200억원)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 1조2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영상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종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는 세계 최대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 '틴더'의 보유사 매치그룹에 지난해 17억2500만달러(1조1993억원) 가치로 인수됐다. AI 기술기업 수아랩은 2019년 나스닥 상장사 코그넥스에 매각(2300억원)됐다. 각각 창업 7년, 6년 만에 이룬 성과다.

업계는 시작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기술 경쟁력으로 무장한 기업의 성장에 고무돼 있다. 그동안 국내 유니콘 다수는 내수시장에서 전통 사업자 영역을 대체한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새로운 가치 창출보다는 기존 시장을 잠식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쿠팡, 배달의민족, 마켓컬리 등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내수 기반 플랫폼 기업은 결국 대기업과 경쟁, 정부의 각종 규제 문제 때문에 해외로 나가지 않고서는 성장에 제한이 있다”면서 “몰로코, 센드버드, 하이퍼커넥트, 수아랩처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영토를 넓힐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왼쪽 끝)와 센드버드 공동창업자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왼쪽 끝)와 센드버드 공동창업자>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