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 <707> 빅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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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진화해 이젠 은행, 증권, 공유 경제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카카오는 더 이상 메신저 회사가 아닌 것이죠. 예전의 휴대폰은 오직 전화와 문자메시지만 주고받을 수 있는 단순한 기기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스마트폰은 기기로 영상통화, 금융거래, 사진 촬영 등 매우 다양하고 혁신적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영역 간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을 '빅블러(Big Blur)'라고 부릅니다. 바야흐로 지금은 '빅블러 시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만질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가상의 것과 현실의 것 등 다양한 경계 파괴가 산업계에서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유통혁명, 금융혁명 등이 가속화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도전을 서슴지 않는 빅블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일상 속에서도 수많은 빅블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은 빅블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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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사이렌오더.jpg>

Q:빅블러란 무엇인가요?

A:빅블러는 빅(Big)과 블러(Blur) 합성으로 경계가 크게 허물어지고 흐려진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러(Blur)는 '흐릿해진다'는 의미를 가진 영어 단어입니다.

미래학자 스텐 데이비스가 1999년 자신의 책 '블러-연결 경제에서의 변화 속도'에서 혁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에 존재했던 것들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의미로 이 단어가 처음 사용됐습니다. 이후 빅블러는 산업 간, 제품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모습을 설명하는 중요한 경제학 용어가 됐습니다.

특히 ICT 발전은 '빅블러'를 가속화시켰습니다. IT 발전으로 새로운 플랫폼 사업이 힘을 키우고 에어비앤비, 우버 등 혁신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빅블러가 산업계 대세가 된 것이죠.

오프라인과 온라인 경계가 사라지고 판매와 유통 등 다양한 산업의 영역 파괴가 가속화하면서 빅블러는 새로운 산업계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산업 고유의 진입장벽이 허물어지면서 IT 기업이 은행업에 진출하고 스마트폰 회사가 완성차 시장에 뛰어드는 등 재미있는 '빅블러' 현상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쇼핑 AI 기반 상품 추천 시스템 AiTEMS
<네이버쇼핑 AI 기반 상품 추천 시스템 AiTEMS>

Q: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빅블러 예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네이버는 수년전부터 온라인 쇼핑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온라인 구매가 오프라인 구매를 뛰어넘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본것이지요. 포털업체였던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업체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네이버에서 물건을 구매합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는 금융, 자율주행차, 로봇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면서 비즈니스 분야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신사업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런칭한 것도 재미있는 빅블러 현상 중 하나입니다.

애플도 대표 빅블러 기업입니다. 스마트폰, PC 제조사로 유명한 애플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인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수년 뒤 애플이 만든 전기차가 도로를 누빌 수도 있다는 이야기지요. 애플이 구체적으로 전기차 청사진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혁신의 대명사' 애플이 내놓게 될 전기차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도 대표 빅블러 사례입니다. 스타벅스는 소비자가 매장에서 직접 돈을 내고 커피를 사는 것이 아니라 스타벅스 카드에 돈을 예치해 두고 결제를 하도록 유도합니다. 유사 은행업을 펼치고 있다고 볼수 있죠. 미국에서 현금 보유액이 미국 중소은행과 맞먹는 게 바로 스타벅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젠 더 이상 '동종업계'라는 말이 무색해질 것 같습니다. 현대차, 토요타 등 자동차 업계에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혁신 기업들이 진출하게 되면 더 이상 '자동차 업계'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쿠팡이 콘텐츠 사업에 뛰어드는 마당에 '콘텐츠 업계'라는 말도 이젠 어색해지겠지요? 빅블러는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기발한 사례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Q:빅블러는 왜 중요한가요?

A:빅블러 현상은 기존의 경계가 무너지는 융·복합 현상이 활발해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가 미래를 설계하고 공부할 때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것들은 선입견이 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모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산업과 세상을 바라보는 유연한 시각이 필요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존 1등 기업이 언제까지 1등을 유지할지도 장담할 수 없는 빅블러 시대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줍니다. 스마트폰 기업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고 가전 회사가 자동차 솔루션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겠죠. 그 자리에 머무는 것만으로 도태될 수 있는 합종연횡 시대, 세계 시장의 혁신적인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도서>

◇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 조용호 지음, 미래의창 펴냄.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는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혁명으로 인한 변화들과 그 의미, 그리고 우리들이 미래를 만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자세를 짚어본다. 이 책은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어떻게 우리 삶이 달라지고 있는지를 전달한다. 변화의 흐름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오히려 기회로 삼아 알뜰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이 전하는 핵심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경계와 틀이 무너지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경계가 사라지는 현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저자는 빅블러 혁명을 대처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찾고 자신을 도울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 먼저 치고 들어가 선점하라고 강조한다.

◇인간을 위한 미래, 김도현-이재열-김홍중-김도년-김대식 지음, 클라우드나인 펴냄.

인간을 위한 미래
<인간을 위한 미래>

이 책은 교수 8인의 석학이 사회학, 경영학, 경제학, 철학, 도시공학, 인공지능 분야 최전선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설명한다. 임박한 미래가 어떠할 것이고 그래서 어떤 파괴적 변화가 예상되는지를 전문가적 통찰과 휴머니즘적 시각으로 풀어낸다. 어떻게 미래를 설계해야 할지를 모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