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후변화에 대응한 친환경 데이터센터

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몽골 대표
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몽골 대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터넷으로 연결된 수십억개의 기기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일 생산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저장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재택근무·원격수업 같은 비대면 업무·교육 환경을 조성해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데이터 산업을 급속도로 키웠다. 이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일반적인 데이터센터를 넘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10만대 이상 서버 규모의 고성능과 처리량으로 고밀도 데이터를 관리한다. 최근에는 대규모 서버와 스토리지가 필요한 클라우드 서비스 증가로 세계적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구축이 확산하고 있다. 시스코 글로벌 클라우드 인덱스(Cisco Global Cloud Index)에 따르면 올해 세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지난 2016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 전체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서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세계 데이터 생산국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데이터 생산량과 인터넷 이용자, 데이터 접근 용이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는 중대형급 이하가 대부분이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2016년 SK C&C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처음 구축하고, 지난해 말 KT가 서울 용산구 원효로3가에 추가로 선보인 정도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실제 국내의 많은 기업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해외 업체도 한국을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로 인식하고 한국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데이터센터 산업은 4차 산업혁명으로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크기를 점점 확대하고 있지만 관리 비용과 전력 소모량 또한 증가하게 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방대한 데이터를 24시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전력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

또 다수의 데이터센터가 자산 과열 방지를 위해 미국공조냉동공학회(ASHRE)에서 권장하는 18~27도보다 낮은 온도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낮은 온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운영비용이 증가한다.

이러한 요인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규모와 수만큼 증가하는 전력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기 위해 많은 기업이 힘쓰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에 대한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적 기업인 애플은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구글도 AI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냉각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이러한 친환경 기조에 따라 데이터센터에 대해 카본 네거티브 정책을 적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로 인해 데이터센터 산업 성장과 비례해 친환경 솔루션 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변화 대응으로 탈탄소화, 에너지 효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지면서 환경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기업이 친환경 솔루션을 도입한다면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탄소중립 실천으로 환경 보호를 넘어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몽골 대표 Kyung-Rog.Kim@se.com